제주 출신이거나 제주에 연고를 둔 선수들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맹활약하며 대한민국이 종합 3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지난 8일 폐막한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 등 모두 19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 제주 선수로서는 근대5종의 이지훈(LH)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이지훈은 대회 첫날 열린 근대5종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단체전에서 전웅태(광주시청)・정진화(LH)와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지훈은 대회당일 연습과정에서 낙마해 뇌진탕 증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성재(CJ) 역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로 기세를 이어갔다. 임성재는 김시우(CJ), 조우영·장유빈(이상 한국체대)과 팀을 이룬 남자골프 단체전에서 최종 합계 76언더파 788파를 합작해 우승하며 13년 만에 남자 단체전 패권 탈환에 기여했다. 임성재는 4라운드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용수(오현등고회)의 선전도 빛났다. 이용수는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스피드릴레이 종목에서 이승범·정용준과 함께 싱가포르를 제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며 지난 대회 노메달의 아픔을 털어냈다.

이 같은 제주출신 선수들의 활약과 더불어 제주팀 선수들의 선전 소식도 더해졌다. 김영남(제주도청)은 다이빙 남자 싱크로 10ｍ 플랫폼 결승에서 이재경(광주시체육회)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수영의 이주호(서귀포시청)는 배영 100m에서 3위, 남자혼계영 400m에서 3분32초05의 한국신기록으로 2위, 혼성혼계영 400m에서 3위, 배영 200m에서 1분56초54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주호는 혼자 4개의 메달(은 2, 동 2)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서귀포시청 소속인 박재훈은 ‘마라톤 수영’이라 불리는 오픈워터 스위밍 남자 10㎞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서귀포시청 직장경기운동부는 창단 이래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제주 연고팀 선수들의 활약이 전 국민을 열광케 했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간판 오진혁(현대제철)은 필요할 때마다 10점을 명중시키면서 남자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고, 컨파운드 양궁의 에이스 김종호(현대제철)도 단체전 은메달에 기여했다.

탁구에서는 신유빈(대한항공)이 여자 복식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21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줬다. 신유빈은 이은혜(대한항공) 등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남자유도 –60㎏급에 나선 이하림(한국마사회)도 은메달을 선물했다.

이 밖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경기에 임해 감동을 선사했다.

홍성배 기자  andhon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