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해 격차 해소를 위한 평생교육의 방향
디지털 문해 격차 해소를 위한 평생교육의 방향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10.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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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희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전략사업부장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1980년대 초에 제기한 ‘제3의 물결’을 보면서 우리가 미래의 충격을 예감한 지도 어언 40여 년이 지났다. 21세기에 들어서는 과학기술 발달이 그의 예상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전개되어 챗지피티(ChatGPT)를 마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과학기술 정책 및 사업들을 새롭게 수정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 정책들이 일반 시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어 가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러 부작용(일자리 소멸, 인간성 상실, 기술의 도구화 팽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달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지털 관련 지식이나 기술을 몰라도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 하면 일상생활의 불편을 감내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요즘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 직원 대신 무인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이 많아지고 있다. 또 손님 자리에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사회 변화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식당 이용 자체가 불편하여 이용을 꺼리는 일도 발생하는 현실에서 디지털 문해 교육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컨대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여러 가지 이유로 육지 방문을 위해 공항을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젠 항공권 발급도 인터넷을 이용해야 저렴하기도 하고 편리하다. 혹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서 바로 항공권 예매 및 체크인이 가능하다. 공항에서도 셀프 체크인이 대세가 되어 셀프 체크인 사용을 못 할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는 항공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도민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미숙할 경우 경제적 부담도 함께 안게 되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제주도가 디지털 사회로 접어들면서 디지털 교육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물론 제도권 학교 교육에서는 디지털 문해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실행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SNS 이용 등으로 인해서 일부 부작용(특히 중독, 모방범죄, 보이스피싱, 도박, 사기 등)에 노출되는 측면이 있으나 긍정적 효과(정보 및 지식 획득, 소통 원활, 생활 편의, 주문 배달, 위치 파악 등)가 크다고 하겠다. 

문제는 어르신들에게 디지털 문해가 새로운 문화 충격으로 다가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넘어서서 오히려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교육의 격차는 노인 세대, 기성세대, 저소득층, 그리고 농어촌 지역주민 등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고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문해 교육 격차 해소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접근해 나가야 하고 그에 따른 방향도 잘 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제주도 전 지역에서 추진되는 디지털 배움터 운영을 기초 학습 단계에서부터 충실히 다져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문해 성인 학습자들을 위해서 지역별로 교육 인프라뿐만 아니라 디지털 문해 교육 전문 인력 양성에도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 

셋째, 평생교육 차원에서 디지털 문해 교육은 수요자 수준별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제주지역에서 디지털 문해 교육에 대한 종합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민들이 스스로 디지털 문해 교육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지가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행정, 대학, 기업이 서로 협력하여 도민들의 디지털 문해 교육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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