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추석이 되기를
행복한 추석이 되기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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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정 서귀포시 자치행정과 자치행정팀장

새해 달력을 받아들면 처음 하는 일이 집안 대소사를 체크하는 것이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체크할 때와 달리 제사, 명절을 체크할 때 마음 상태는 다르다. 제사나 명절은 주부로서 상차림에 대한 부담감으로 괜히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명절 때면 차례상 준비로 스트레스받는 주부들이 많고 급기야 부부싸움으로도 번지기도 한다. 지난해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명절증후군을 한 방에 날려줄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음식은 6~9가지면 되고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 ‘홍동백서’, ‘조율이시’를 몰라도 되어 제법을 어렵게 여기는 MZ세대도 손쉽게 차릴 수 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표준화 방안에 따르면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적), 김치, 과일, 술로 총 6가지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 생선, 떡을 놓을 수 있으며 추가사항은 가족들이 합의해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차례상 표준화 방안은 주부들뿐만 아니라 제법을 잘 모르는 MZ세대에게도 엄청 반가운 소식이다. 제례도 문화이니 시대 변화에 따라 제례문화도 변해야 하며 간소화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 갈등, 세대 갈등을 해결하면서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실마리가 되었으면 한다.

요즘은 가족들끼리 서로 합의해서 차례문화가 바뀐 집안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가족끼리 모이더라도 차례상을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식이다. 

앞으로는 준비하는 사람이나 찾아오는 식구, 친척들 모두 부담 없이 즐기면서 행복한 추석이 되었으면 한다. 추석 밤하늘에 온 세상을 비추며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처럼 모두가 넉넉한 한가위가 되길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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