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나무, 사람
자연, 나무, 사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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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

광주에서 지인들이 단체로 제주를 방문하였다. 남도 여행을 함께하던 친구들이 이번에는 제주 기행을 하게 되었다.

제주에 대해 알리는 좋은 기회로 평소에 잘 다녀오지 않은 곳 중 멤버들의 관심사를 수집하여 관광 안내를 하게 되었다. 나무 가꾸기를 좋아하는 이 선생을 위해 제주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생각하는 정원’을 추천하였다. 제주를 열 번도 넘게 오가면서 ‘생각하는 정원’은 처음이라 한다. 여행자의 관심도를 생각하여 추천하게 되는 나의 추천지가 절묘하게 맞았다. 

“분재를 통해 닦을 수 있는 인격은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자연과 하나 되는 넉넉한 마음을 기를 수 있다. 새롭게 생각하고 슬기롭게 처신하며 아름다움을 즐기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진실을 추구하며 의롭게 행동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이웃과 함께 사는 평화로운 마음을 기를 수 있다. 자신을 낮추고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겸허한 마음을 기를 수 있다”는 성 원장님의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생각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제주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아이들과 만나다 보면 나무를 키우는 심정처럼 인내심을 갖고 아이들을 기다려 주고 격려해주고 지긋이 웃어주면 아이들은 행복해한다.

나무를 아는 것이 자연을 아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자연을 아는 것은 근본을 아는 것이다. 나무를 바라보는 것으로 대지의 생명력이 얼마나 신비스러운지를 알게 된다.  

나무는 외롭고 용감해서 그곳을 지나는 사람에게 용기와 교훈을 준다. 아무리 거친 세상이라도 생명과 희망이 있다는 것이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자연환경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겸손과 낮은 자세, 섬김을 배운다.

분재를 감상하는 예의는 사람의 손길과 체온은 나무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손으로 만지지 않고 녹음이 우거졌을 때 머리를 숙여 아래에서 위로 올려 본다. 

분재는 오랫동안 햇빛, 바람, 서리, 이슬을 맞으며 이루어낸 자태를 낮은 자세로 보아야 비로소 분재 속에 담긴 의미를 보여 준다. 

분재 앞에서 허리를 숙이면 분재를 볼 줄 아는 사람이고 허리를 숙이지 않고 입으로 이야기하면 분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사람과 분재는 많은 상처를 머금을수록 아름다워진다.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고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자연을 보며 생각에 긍정을 덧입히면 행복해진다. 

‘생각하는 정원’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나를 생각해 보게 한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긍정을 긍정으로 강화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어서 살게 하고 하늘로 높이 올라가는 가지들을 조경을 통해 예쁘게 모양을 만들어 간다. 오늘도 남편은 마당에 나무를 심고 가지들을 잘 정리해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간다. 마당에서 나무를 가꾸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해한다. 노후에 취미활동으로는 최고이다.

이 선생은 자신의 정원 가꾸기에 큰 그림이 되었다며 좋아한다. 참여한 여행자들이 나무를 가꾸고 텃밭을 가꾸는 이야기에 대화가 무르익는다. 100세 시대에 나무를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인간애를 배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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