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00세 골프
이제는 100세 골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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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옥 남영산업㈜ 제주지역본부장

필드 사령관인 캐디가 레이저 눈빛을 발사하더라도 60·70대부터는 철저히 카트 이동을 자제하고 18홀 걷기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래야만 최소한 1만보 이상을 걸으며 2000칼로리를 소진할 수 있으며 유산소 운동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배출하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혈관질환의 주원인인 비만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신경계 기능이 강화되고 운동신경을 자극해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경사를 오르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기 때문에 심폐기능도 활성화되고 스코어 카드를 작성하거나 코스 공략을 하기 위해서 순간순간 두뇌가 작동돼서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green fee(골프장 이용요금)를 내는 것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100세 골프로 향한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골프는 단 하루만의 경기로 승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남녀 똑같이 메이저급 대회는 4일 간의 경기 결과로 챔피언을 결정한다. 4일 간의 변덕스러운 날씨, 오전·오후 잔디 길이, 러프&벙커에서의 위기 극복, 동반자 소통능력, 인내심, 스포츠 정신, 체력 등이 총체적으로 검증되어야만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묘하게도 골프 코스는 정해진 규칙이 아예 없다. 코스 설계자들은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고려해서 홀마다 난이도를 독창적으로 담아내서 변별력을 갖추게 되고 골퍼들은 마치 코스 설계자와 맞서서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 골프 클럽이라는 도구로 코스 정복을 하는데 도전과 체력을 쏟아 붓는 것이다.

스코어의 절반 이상을 그린 주변의 쇼트 게임에 의해 좌우되게 코스 설계자들은 올가미 같은 함정들을 곱게 그려 놓는다. 그린 콤플렉스(그린을 둘러싼 해저드, 벙커, 깊은 러프 등 치핑 영역 전체)에서의 다양한 샷 메이킹을 유도하여 골프 팬들을 매료시킨다. 정상급 선수들은 늘 강조한다. 이 모든 샷을 해결해야 할 절대적 조건은 ‘선 체력 후 정신력’이라고.

2009년 메이저대회인 THE OPEN에서 환갑을 한 달 앞둔 톰 왓슨이라는 선수가 간발에 차이로 준우승을 한 기억이 떠오른다. 마지막 챔피언조로 출발한 왓슨은 구름 갤러리들의 환호성에 답하면서 완성의 골프를 즐겼고 필드에서도 상대 선수 싱크에게 신사다운 매너를 발휘해서 전 세계 골프 팬들은 경이로운 장면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결국 서든데스(sudden death)에서 체력 저하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왓슨의 아들 뻘인 당시 나이 36세 스튜어트 싱크가 우승을 거머쥐었고 왓슨은 대회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클럽을 들 힘조차 없다”고 해서 골프팬들은 아직도 챔피언보다 강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경쟁을 벌인 왓슨을 더 기억한다는 얘기는 지금도 화제다.

국내 골프장 회원 중에 최고령 회원은 1922년생으로 102세라고 한다. 에이지슈트(자기 나이 이하 타수)를 기록한 현존의 최고령자는 103세 103타를 친 캐나다의 아서 톰슨이라는 골퍼로 기록되고 있다.

72세에 71타의 에이지슈트를 기록했던 골프협회 경기위원, 고문을 지내신 영원한 골프 전도사 우승섭씨는 늘 강조한다. 에이지슈트 비결의 첫 번째는 비빌 병기를 하나 가질 것. 두 번째는 유연하고 강한 체력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60대, 70대에 들어서면 이전과 다른 체력 저하, 근육감소 등으로 비거리도 줄어들고 방향성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필드를 기피하게 되고 스트레스까지 이어지면서 일상의 의욕마저 저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장이라도 평소에 쓰던 골프클럽의 헤드나 샤프트 무게도 힘이 들지 않게 정식 피팅을 통해서 신체 조건에 맞는 클럽 교체 등으로 재장전하고 꿀맛 같은 100세 골프에 정조준한다면 얼마나 매력적이고 설렐 일인가. 심장 뛰는 소리가 크게 들릴 일이다.

유연성과 체력이 떨어졌을 때 처방전을 내놓았던 전설 왓슨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스윙’ 비법이 알려진 바 있다.

‘왼발을 30도 정도 연다(원활한 다운스윙을 위해서). 공 위치를 약간 오른발 쪽(뒷땅 방지). 스트롱 그립시도(왼손을 약간 시계방향으로). 오른발을 약간 뒤로(백스윙 시 엉덩이 회전에 도움). 티를 약간 높게 꽂는다(정타 확률 높이게).’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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