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young)츠하이머’
‘영(young)츠하이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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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삼양해수욕장 어싱(Earthing)을 하며 나눈 말이다. 치매라고 하는 ‘알츠하이머’가 노인 질환인 줄 알았더니, 젊은 층에서도 치매 증상이 상당히 심하다는 것이다.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반해 뇌활동이 줄어들었는지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이도 많아졌다. 이름하여 ‘영(young)츠하이머’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흔히 건망증과 치매를 이렇게 구분한다. 건망증은 어떤 일에 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만 치매는 그 일 자체를 기억 못 할 때가 많다. 또 건망증은 금세 기억이 돌아오지만 치매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영츠하이머는 기억이 돌아왔다, 안왔다해서 건망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쯤으로 받아들기엔 뭔가 찜찜하다.

▲사실 최근엔 마흔 안팎의 젊은 치매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최근 몇 년 간 40대 미만 치매 환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여자보다 남자가 많아 더 놀랍다.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까지 합치면 최소 십수만명 이상이 40대 미만 치매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치매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2020년 기준으로 83만명인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2050년 300만명까지 늘 것이란 전망이다. 치매 관리 비용도 2015년 13조원에서 2050년 106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기억의 유실과 궁극엔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질환이다. 신이 세상에 내린 저주란 말이 나올만하다.

▲치매 초기에는 약속이나 물건, 단어 등을 자주 잊어버리는 정도이고 중기가 되면 돈 계산이나 가전제품 조작을 제대로 못 한다. 말기로 악화되면 자식도 알아보지 못 한다.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최초의 치료제 ‘레켐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는 데, 기억력과 인지능력 저하 속도를 27% 늦출 수 있다고 한다.

치료제가 아니라 진행속도를 낮추는 약이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치매예방 권금행333 수칙’은 그럴듯하다.

‘권(勸)3=1주일에 세 번 이상 걷기, 책·신문 읽고 글쓰기, 생선과 채소 먹기’ 에

‘금(禁)3=술 줄이고, 담배 끊고, 머리 다치지 않기’.

그리고 ‘행(行)3=정기 건강 체크, 가족·친구와 소통, 치매 조기 점검’이 그것이다.

문제는 아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지만.

▲아인슈타인이 기차 여행 중 이야기다. 차장이 검표하러 왔는데 표를 찾을 수 없었다.

주머니와 가방까지 다 뒤졌지만 허사였다. 차장이 “모두가 아는 분이니 안 보여줘도 된다”고 했는데도 의자 밑을 더듬으며 허둥댔다. 재차 걱정말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 표를 찾아야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 거 아니오.”

어떤 젊은이들은 이 이야기를 하며 “아인슈타인도 그랬는데 뭘~”.

영츠하이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잘 잊어버리는 세대에 미래는 없다.

내일(19일) 제주특별자치도는 치매극복의 날(21일)을 앞두고 제주시 시민복지타운광장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쉽게 잊어버리는 증상부터 고쳐 나가자.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역사가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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