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다에 누워~ 추계(秋季)를 맞이하다
저 바다에 누워~ 추계(秋季)를 맞이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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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연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논설위원

행복한 여름이 주는 뿌듯한 가을을 맞이하다. 바다에 누으러 주말마다 해수욕장을 찾았다. 부산에서 나고 컸지만 나에게 바다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파도멍’이나 때리며 바라만 보는 곳이다.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 튜브를 구입해 해수욕장 투어를 나섰고 특히 해먹튜브를 타고 바다에 누워서 보는 하늘바다의 구름감상은 행복한 여름의 절정이였다.

제주 해수욕장 이용객은 2016년 400만명 이용의 정점을 찍은 이후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2년 기준 130만명으로 점점 감소했다. 제주의 12개 해수욕장 중 구글(Google)에 유일하게 만명 이상의 리뷰가 달린 가장 인기있는 함덕해수욕장이 나의 첫 제주해수욕장이였다.

파도에 격이 있었던 중문색달, 무릎이 쓸릴 정도로 수심이 얕아 아이들에게 좋은 금능, 밀물과 썰물의 운동장 같은 표선, 입구가 헷갈려 생각보다 컸던 협재, 핑과 카약은 물론 해수풀장과 캠핑장이 있는 이호테우 등 해수욕장의 장점들이 각기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수영객이 안전존(zone)을 조금만 벗어가면 안전대원이 그렇게 불러대는 호루라기 소리가 거슬리면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던 부분이 안전관리 부분이였다. 제주도는 상황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해수욕장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운영팀과 119팀으로 기능별 역할을 분담하며 특히 올해부터 해수 방사능 관리가 이뤄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도 올 여름 해수욕장투어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나만의 완벽한 최애 물놀이 장소를 찾은 것이다. 그 곳은 지정 해수욕장이 아니어서 지명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기억도 나지 않는 식당이름을 내비에 찍고 가야 겨우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월정리해수욕장에서 마지막 여름의 끝자락을 아쉬워하며 돌아오는 길에 귀가 찢어질 듯 들리는 귀뚜라미 가을소리에 추계(秋季)를 맞이하는구나 싶었다.

바로 며칠 뒤 또 다른 추계(推計)를 만났다. 우연히도 ‘2023년 제주관광수입 추계(推計)법’을 위한 워크샵에 참석했다. 일반적으로 아는 가을의 추계가 아닌 여기서 추계(推計)라는 말은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미루어 계산하는 법’으로 제주관광수입을 추계하는 방법에 대한 워크샵이였다.

관광수입의 정의는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및 외국인이 1년동안 제주내 관광산업에 지출한 비용을 산출한 최종 매출액의 합계’이다. 2014년까지 사용했던 지출접근법을 2015년 생산접근법으로 추계법을 변경했더니, 관광수입이 격감했던 현상은 오차범위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추계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 제주연구원 소속 강영준 연구원이 잠정치와 확정치로 구분해 추계하는 방법으로써 새로운 추계법을 시도했다. 복잡한 추계방법절차와 기술적인 방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주관광수입에 잡히는 관광산업의 분류가 기본적인 작업으로써 관광산업 분류를 통계청에서 정립한 기준으로 대분류 6개(소매업·숙박업·음식점업·운수업·여가업·기타업)와 중분류 24개로 분류했다. 예를 들면 자산관리 앱을 이용할 때 개인의 수익과 지출을 처음부터 대분류와 소분류를 잘 정립해 놓지 않으면 내 자산의 정확한 파악이 힘들고 매달 쓸 수 있는 예산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제주관광수입 추계법은 현재 제주관광수입을 읽어낼 수 있는 분류정립과 그 이후 숨어있는 수입들을 찾아내는 작업들이 관건인 것이다.

나에게 이번 가을은 해수욕장 투어로 열심히 찾아낸 숨은 장소가 주는 뿌듯함과 함께 맞이하는 추계(秋季)이다. 제주는 이번 기회에 관광산업 분류의 토대로 숨어있는 관광수입들을 찾아내어 잘 정립된 ‘제주관광수입 추계(推計)법’이 바이블화 되기를 바라는 바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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