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진료비 1800억원, 제주에도 상급종합병원을…
원정진료비 1800억원, 제주에도 상급종합병원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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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 자문위원·논설위원

제주도민이 서울 등 육지에 있는 병원에서 쓴 진료비가 1년에 무려 1800억원이 지출됐다는 조사보고가 나왔다. 다른 지역으로 원정진료를 간 도민은 2020년 1만5000여 명, 2021년에는 1만6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계산하면 연 평균 1만4200명에 달한다.

다른 지역으로 원정진료를 간 제주도민이 지출한 병원 진료비는 2021년에 1803억원인데 이것은 제주도민(환자)의 전체 의료비용 4261억의 25.4%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제주도의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내 보건·의료기관은 모두 1012개소다. 종합병원 6개소, 병원 11, 요양병원 11개소가 있고 의원급으로는 의원 480개소, 치과 242, 한의원 194개소, 감염병 전담병원은 4개소가 존재한다.

나는 고향 친지로 부터 자주 “서울에 잘 아는 큰 병원이 있느냐”고 전화를 받을 때가 참 난감하다.

그 큰 병원들은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 장비, 수술 실적이 입증되니 도내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서울 소재의 큰 병원을 찾고 있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큰 병원 알아봐 줍서’(본지 2017년 1월 19일)기고를 통해 “제주도내 종합병원의 최신 의료장비보완과 함께 우수 의료진을 계속 영입하여 환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도내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것이다”고 제언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지난달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주도민의 보편적 의료이용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의 발제 ‘제주 지역완결형 보건의료체계의 사령탑, 상급종합병원의 필요성’을 들었다. 상급종합병원이라함은 암·심장·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을 치료할 수있는 병원을 말한다. 현재 전국에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은 서울 14개, 경기권 8개, 강원도 2개 등 모두 45개가 있다. 제주에는 한 곳도 없다. 제주도는 상급병원 심사에서 ‘서울권’에 포함되니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주도가 인구수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진료권역(서울)을 분리하지 않고 있다. 누구나 큰 병에 걸리더라도 어디에 살든 관계없이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홍 교수는 “제주는 인구와 관광객 증가, 섬이란 특성을 고려해 독립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에서 일어나는 건강문제, 질병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최종적인 측면에서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상급병원에 대한 조사 의견 (긍정적)을 보면 ▲제주도는 의료권이 서울지역과 한데 묶어 있어 불합리하고 섬이라는 특성때문에 의료이용에 불편함이 너무 크다 ▲인구가 70만 명인만큼 인구수를 기준으로 지정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한 해 의료(치료)로 타지에 나가는 도민이 10만명이고, 그 비용이 2000억원에 달한다는 이유로 상급종합병원지정은 꼭 필요하고 답변했다.

오는 12월에 5기(2024~2026) 상급종합병원지정을 앞두고 제주대병원이 신청했다. 제주대병원은 중증 질환 치료 비율이 다른 지역의 국립대병원 수준에 도달했고 병상 확보 등 기준에 접근하고 있다. 제주도내에 상급종합병원이 없기 때문에 서울로, 서울로 원정진료를 떠나야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심정을 이번 토론회의 결과물에서 잘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국회의원들은 “섬의 특성상 치료를 위해 서울로 가는 제주도민들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다”이라 피력하며 꼭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돼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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