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에서 숨 쉬고 싶다(2)
땅 위에서 숨 쉬고 싶다(2)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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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자 수필가

1919년 인도양에는 동쪽과 서쪽의 바다 온도가 무려 2도나 차이 나게 관측되었다. 더불어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고 태양열을 반사 시켜주어야 할 빙하는 역할을 못 하는 셈이다. 해양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지구온난화는 벗어날 수 없는 위기임을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호주는 화재로 잿더미가 되었고. 한편 북극의 빙하는 녹아내려 바다의 수온이 오르고 있고, 대기권은 열통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를 시사하는 예고 같다. 

모든 현상은 지구의 자전축이 변화했기 때문이라 한다. 연속되는 기후 속보를 듣고 있으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이런 변화로 인하여 제주 바다의 어종도 환경을 달리하여 사라지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게 하는 일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다. 앞으로 바닷고기는 어떻게 구해 먹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시원한 나무 그늘로 피하려는 생각보다 냉방 환경에 익숙해진 탓에 엄살을 떨고 있다. 자동차 키를 돌려도 역시 냉방을 튼다. 더위에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편리한 것에만 의지하다 보니 자연에 대한 면역성은 전혀 향상되지 못한 채 더위만을 탓하는 가련한 존재가 되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천연을 상실한 채 살고 있지 않은가. 인간들은 아우성치고 있다. 온갖 바이러스와 싸우는 가운데 욕심으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남편은 오징어 사 온다고 새벽에 부두로 나가더니, 겨우 손바닥만 한 크기 스무 마리를 칠만 오천 원 주고 사 왔다. 요즘은 어떤 것도 잘 잡히지 않는다고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울상이다. 어판장에 경매되는 수산물에도 마트에 진열된 식품에도 점점 손대기가 두렵다. 수박 한 덩이에 삼만 원을 넘기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 등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식당에 들어가도 채소 구경은 어렵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어버린 것일까. 채소 음식을 즐기는 나로서는 짜증 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눔의 정신이 필요한 시점에 있으니 엄살도 부리면 사치라 비난받겠다.

더위가 가라앉을 줄 모른 가운데 물 폭탄을 맞은 수해 지역의 흉작으로 제주의 농산물이 육지로 나가고 있다. 전국이 일일 권역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육지 나들이 갔다가 논의 모습이 온전한 곳을 보며 안도하는 마음도 들었다. 어쩌다 농사에 실패를 맛본 사람들을 생각하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농사는 자연재해를 입느냐 안 입느냐에 따른 일이기에 하늘이 짓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기우제 지내 일을 중요하게 여겼던 선조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끝>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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