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술가-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로
제주 예술가-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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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협 연기하는 피아니스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2023년 8월 4일 시작하여 27일에 막을 내렸다. 나는 8월 1일부터 18일까지 런던을 시작으로 에든버러를 다녀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절된 사회와 사람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1947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올해 76주년을 맞이했다. 이 축제에 전 세계 72개국에서 3535개 공연팀이 300여 개 공연장에서 총 5만2000회 공연을 상연했다.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연극, 무용, 팝, 전시 등 대부분의 예술 장르가 망라된 이 곳에 지구촌 예술인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제주에서 언젠가는 이 축제에 참여해 보겠노라는 생각을 갖던 중 ‘브리꼴레르 꼴렉티브’라는 뮤지컬 단체와 ‘서천담화’라는 제주 신화 이야기를 가지고 뮤지컬 배우 2명, 영상촬영자 1명과 함께 나는 에든버러를 향했다. 

그 곳의 풍경은 지금까지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봤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한 마디로 오밀조밀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에든버러의 첫 날을 시작으로 우리 일행은 제주에서 준비한 BTS 노래들과 K드라마 오징어게임, 그리고 제주 신화 이야기 서천담화를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극장에 모인 대부분의 관객층은 40대 이후의 연령대였다. 그들에게 K팝과 K드라마는 그리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고 느껴졌다. 그리하여 우리는 현지에서 레퍼토리를 수정하여 제주의 이야기와 오징어게임을 섞어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실 나에게는 이번 축제 기간 중 우리의 공연을 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나라의 공연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연 제목을 상세히 알 순 없었지만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연주자들이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는 발성이 된 고상한 소리들이었다. 또 몸짓을 통한 공연은 단순히 몸만 움직이기보다 다양한 소품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영상과의 상호작용을 독특하게 구성한 공연은 정면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일반적 형태를 벗어나 천장에서 바닥으로 향하는 특이한 방식을 보여줬다. 뮤직비디오의 촬영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현장감을 극대화하기도 하였다. 

솔직히 나는 이 곳의 공연들을 보며 충격과 자괴감을 느꼈다. 충격적인 이유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함께 그 다양함이 복합예술로 이어졌다는 것이고 그 또한 병렬적 구조가 아닌 짜임새 있는 기발한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공연을 보며 지금까지 본인이 제주에서 쉽게 공연을 만들고 있었다는 안일한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본인의 공연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다녀오며 전 세계인들이 어떠한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또 어떤 트렌드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이 앞으로 나의 예술활동에 큰 영감이 되었음은 물론이며 도내 공연예술가들에게 더 늦기 전 한 해라도 빨리 가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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