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고위험 음주율’ 비상
제주도민 ‘고위험 음주율’ 비상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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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언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중독전문가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그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제주도민들의 고위험 음주율이 최근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증가 양상을 보이면서 전국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일 질병관리청이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상세히 분석해 지자체별 고위험 음주율 현황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는 13.8%로 강원 16.1%, 충북15.1%, 충남 14,2%에 이어 울산·전남(13.8%)과 함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제주 행정시 중 서귀포시가 제주시보다 고 위험률이 높았다. 제주의 고위험 음주율을 지역별로 보면 서귀포시인 경우 서귀포 18.1%, 서귀포시 동부 17.1%, 서귀포시 서부 14.2%이며 제주시는 제주시 서부 14.0%, 제주시 제주 12.5%, 제주시 동부 12.0%순으로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정 음주량을 순수 알코올 섭취량으로 환산했을 때 남자는 하루 40g 미만, 여자는 20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를 소주로 환산하면 남자는 4잔, 여자는 2잔 이내다.

이 때 알코올 관련 문제의 발생 위험 높낮이에 따라 음주 유형을 ‘적정 음주’와 ‘위험 음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적정 음주의 기준을 벗어나면 건강에 해가 되는 고위험 음주로 간주한다. 

이처럼 고위험 음주는 알코올 의존·급성 알코올 중독, 간 질환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건전하지 못 한 음주로 인해 주취폭력, 가정폭력, 고성방가, 불안감 조성, 관공서 소란 등 형태로 건전한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회 문제를 부르게 된다.

술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원숭이 이야기가 곧잘 등장한다. 바위틈 같은 곳에 원숭이가 저장해 놓은 과실이 익어 물이 생긴 것을 먹어 보니 맛이 좋아 사람이 따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렇듯 술은 과실이나 곡류를 발효하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다는 이야기다. 

술은 인류가 즐기는 음료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이 원숭이 이야기 말고도 지역마다 각기 독특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인류의 발견, 발명, 그리고 문화 산물로 그 공과가 또한 매우 크다.

술은 인간생활의 ‘윤활유’로 적당히 마시면 피로와 권태감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며 위액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북돋워 주기도 한다. 

반면 음주에 의한 활기는 자제심의 결여를 수반하여 변칙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는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아무하고나 어깨를 부딪친 후 성을 내며 큰소리로 상대방에게 욕설을 던지거나 누군가를 붙들고 끊임없이 같은 말을 늘어놓거나 고성방가로 주변인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 같은 행동들이 때로는 술 마신 탓으로 돌려질 수도 있으나 지나치면 술버릇이 나쁘다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술은 충동 억제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즉 맨정신일 때는 죽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이성적으로 그러한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데 반하여 술이 들어가면 이러한 억제가 무너지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은 아직까지도 전 세계 상위권을 점하고 있으나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직장 회식 문화 등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술을 강권하지 않고 공식적인 모임은 1차에서 끝내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술은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당량을 기분 좋게 마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 잘 다루면 개인이나 사회생활에 필요한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해로운 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식 등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음주 중 수분 부족을 방지하고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빈 속에는 술을 마시지 말고 손상된 간세포 재생과 뇌 신경세포에 이로운 생선, 해산물, 해조류 등을 안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술도 ‘입으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마시는 술’로 그 참맛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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