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 전역에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사람들이 하천에 고립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동부와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추자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5시 기준 주요지점별 일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230㎜, 진달래밭 193.5㎜, 영실 161.5㎜, 새별오름 155㎜, 안덕면 화순리 113㎜ 등이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57.5mm, 새별오름 56.0㎜, 진달래밭 55.5㎜, 안덕화순 51.5㎜, 서광 50.5㎜, 가파도 49.0㎜ 등을 기록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쯤 제주시 외도1동에서 맨홀이 역류해 소방이 긴급 안전조치에 나섰다.

이어 오전 8시 16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서 하수구가 역류했고, 오전 9시 46분쯤 제주시 화북2동에서는 도로 배수구가 막히는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10시 39분쯤 제주시 아라2동에서는 폭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포클레인이 전도됐으며, 오전 11시 59분쯤 제주시 연동에서 빌라 지하가 침수돼 소방이 배수작업에 나섰다.

오후 4시 23분 제주시 구좌읍 송달리에서는 4명이 하천에 고립돼 소방이 구조작업을 벌였고, 오후 4시 42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는 나무가 도로로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기상청은 오는 24일까지 제주에 50∼150㎜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00㎜ 이상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특히 24일 새벽까지 순간풍속 초속 15m 이상의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접근과 야영을 자제하길 바란다”며 “천둥,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보행자 안전사고, 낙뢰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