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숙제로 피라미드 그리던 초등학생…제주 매력에 ‘풍덩’
여름방학 숙제로 피라미드 그리던 초등학생…제주 매력에 ‘풍덩’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8.22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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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제주에서 꿈을 찾다] 6. 제주관광공사 손유진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청년’(靑年)의 정의다.

사전적인 정의에서 벗어나 보면 청년은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아직은 미완이며, 열정적이지만 불안한 사람이다.

어떤 지역도 청년 없이 미래를 꿈꿀 수 없다. 그래서 청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확신으로 바꾸는 것은 청년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발전, 더욱 잘 사는 미래는 지금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달려있다.

본지는 ‘제주’라는 울타리 안에서 꿈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을 통해 미래 제주의 희망찬 도약을 미리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지난 10일 제주관광공사 앞에서 만난 손유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지난 10일 제주관광공사 앞에서 만난 손유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 피라미드 그리며 세계여행 꿈꾸던 초등학생

“하고 싶은 것을 그려서 내는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숙제로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이집트 여행을 가는 모습을 그렸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고3 수험 기간도 세계여행 블로그를 보며 견뎠습니다.”

지난 10일 제주관광공사에서 만난 청년 손유진씨(31)는 ‘세계여행’을 꿈꾸던 어린이였다. 

울산이 고향인 그는 ‘세계여행’이라는 꿈을 실현하고자 대학 전공으로 관광학을 택했고 성인이 된 후 서울과 대구, 필리핀과 파라과이 등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살았다.

특히 손씨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 봉사활동으로 파라과이에서 지내는 2년 동안 파라과이 관광청에서 활동하며 파라과이 유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홍보하고, 관광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손씨는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던 중 현장 사업으로 유적지 방문자 센터 건립 프로젝트를 승인받아 완공까지 진행하면서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다”며 “관광 분야 기획과 사업 추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한국의 ‘관광 1번지’ 제주의 관광을 책임지는 제주관광공사의 업무들을 매력적으로 느꼈고, 제주관광공사 입사와 제주 이주를 선택했다.

# 제주서 펼치는 적성

손씨는 2021년 5월 입사해 2년 4개월째 제주관광공사에 근무하며 관광업이라는 자신의 적성을 펼치고 있다. 

손씨가 하는 맡은 업무는 장애인, 고령자, 유아동반객 등 관광약자를 위한 무장애 관광 사업과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와 함께 진행하는 ‘안전여행스탬프’ 캠페인이다.

손씨는 “청각장애인 분들이나 농인 분들의 경우 저희가 조금 더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 다른 분들과 여행하는 데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해설이나 제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어 “무장애관광은 제제 늘 새로운 공부가 필요한 어려운 분야이면서도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관광약자 대상 무장애 팸투어를 진행하다 보니 앞으로 더 관심을 가지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손씨는 안전여행캠페인과 관련해선 “코로나19 확산 때 관광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세계여행관광협회에서 시행한 캠페인”이라며 “제주도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안전여행스탬프를 획득했다. 현재는 엔데믹에 접어든 만큼 조금 더 포괄적인 안전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주 생활 만족…“청년 정착 위해선 교류 늘어나야”

손씨는 2년 간의 신제주 생활을 마치고, 지난 봄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로 이사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제주의 정취와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끼며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손씨는 “빽빽한 오피스텔 뷰가 아닌 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 정감있는 마을의 모습에 처음 2년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제주 생활을 누리고 있다”며 “퇴근 후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이어 “처음 제주에 이주했을 때는 아는 사람이 없어 힘들 때가 있었지만, 플로깅이나 백패킹 등 제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행사와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인간관계가 넓어지게 됐다”며 “이주민 청년들은 아는 사람이 한정돼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행사나 프로그램이 많으니 참여해 보길 추천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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