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이제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기후 위기, 이제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8.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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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폭염과 폭설, 산불, 폭우 등의 이상기후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극한날씨로 지구촌의 많은 사람이 죽어 가고 있다. 이상기후는 감염병을 확산하고 자연환경 파괴는 물론 동식물의 생존도 위협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7월 27일 지구온난화 시대를 넘어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제는 모두의 생존을 위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행동에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지역은 열돔 현상으로 최고기온 56도를 기록했으며 텍사스주와 스페인은 45도, 인도는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를 기록했다. 건조하기로 이름난 사막에 일년 강우량의 75%가 단 몇 시간 만에 내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의 중심가인 강남이 폭우로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어 차량 수천 대가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에 일어난 기상이변이 지난해로 끝나길 바랐지만,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전 세계의 많은 새로운 관측소에서 최고 고온 기록이 7월에 깨졌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비정상적인 높은 기온’, ‘극한폭염’, ‘기록적인 홍수’, ‘극단적인 현상’, ‘기후 비상사태’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상기후는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곡물 생산은 특히나 날씨에 민감하다. 세계의 곡창지대들이 이상기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 140여 개국으로 쌀을 수출하며 전 세계 쌀 수출량 40%를 담당하고 있는 인도는 올해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으면서 쌀 수출 통제에 나섰다고 한다. 인도 다음으로 수출량이 많은 베트남과 태국도 가뭄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했다. 곡물 생산량 급감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최근 연구보고서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 방향’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 하면 우리나라가 속한 중위도에서 태풍이 늘어나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강도도 강해지리라 전망했다. 우리 국민은 위기에 강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행동에 나선다면 큰 성과를 낼 것이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협의체인 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Net-zero)을 달성해야 한다고 한다. 전 국민적 참여를 끌어내는 탄소발자국 줄이기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탄소발자국’은 우리의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의 총량이다. 우리의 활동에 필요한 제품 생산에서부터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 최소화할 때 탄소 중립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식품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하거나 재활용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건강한 지구로의 회복에 일조하길 소망해본다.

다행스럽게도 태풍 6호 카눈은 비교적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제주를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간 후 제주 이호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고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름답다. 이런 시민들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원초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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