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산업 위기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카지노 산업 위기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 부남철 기자
  • 승인 2023.08.16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0일 6년여 만에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을 허용한 가운데 제주 관광업계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고 도내에서도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제주 관광소득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카지노 업계 반응은 의외이다.

도내 카지노 업계는 중국인의 방한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자연스럽게 카지노 이용객이 늘겠지만 그게 매출과 연결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카지노 산업은 해외 VIP 고객을 얼마나 꾸준하게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도내 카지노 매출액은 2018년 5111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903억원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693억원, 2021년 488억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도내 카지노 매출액은 807억원, 올해 상반기 도내 카지노 매출액은 891억원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육지와 비교해선 증가세가 더디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분석한 ‘2022 카지노업 실적 통계’를 보면 육지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액은 6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77.74% 늘었다.

반면 제주는 전년 대비 59.6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지노 입장객 수 또한 육지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은 96만493명으로 62.4% 증가하는 동안 제주는 14만4800명으로 23.8% 느는 데 불과했다.

이는 그동안 제주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무비자 제도’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상주 외국인 수가 적고 접근성이 가장 큰 요소인 해외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 횟수가 크게 떨어져 VIP 고객을 유치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보인다.

수도권 카지노는 지난달 100억~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도내 외국인 카지노는 드림타워 카지노(233억9500만원)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복합리조트의 개장이 예정된 점도 제주 카지노 산업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우선 인천에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 오사카에는 일본 최초의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 건립 계획이 승인됐다.

동남아시아 국가 역시 카지노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카지노 출입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호찌민시 인민위원회는 5성급 이상 소텔의 카지노 영업을 전면 허가하도록 규제를 풀자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베트남 재정부는 당 정치국에 인기 휴양지인 다낭과 냐짱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2곳을 추가로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제주 카지노 관광객 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은 분명한 만큼 제주 카지노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 참에 제주 관광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해 온 제주 카지노 산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타 지역 카지노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컬처’를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도내 카지노 업계도 카지노가 사행 산업이 아닌 관광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도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카지노 방문객과 일반 관광객 모두를 고려해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제주형 복합리조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행정 당국에서도 도내 카지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내 카지노 업계가 제기하고 있는 전문모집인 수수료와 관련한 문제점 등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제주도민의 이익과 제주 카지노 산업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행정과 도의회, 관련 업계, 학계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해결 방안을 찾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제 카지노 산업은 사행 산업이 아니라 관광 산업이다.

카지노 산업을 사행 산업으로 보고 규제 일변 정책만을 고수한다면 도내 카지노 업계는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다.

제주 관광 산업에 기여를 해 온 카지노 산업의 위기를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