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림 '여시아문'
완생을 꿈꾸는 미생들을 위해 ‘언어의 돌’을 놓는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양동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여시아문’이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이란 ‘나는 이처럼 들었다’는 뜻으로, 모든 불교 경전의 첫머리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 시집은 ‘바둑 시집’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전반에 걸쳐 바둑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둑 용어를 시의 제목으로 삼아 바둑판에서 벌어지는 국면들을 우리 인생의 한 장면으로 포착하기도 하고, 집을 짓고 허무는 관계 속에 권력과 투쟁의 대항점을 배치하기도 한다.
시인은 단단한 돌의 언어로 아름다운 시의 집을 짓고 있다. 온 생활을 바둑에 쏟아부으며 단단하게 쌓아올린
삶의 철학 또한 그 집의 단단한 버팀목이다.
바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만큼, 시집 말미에 많이 쓰이는 바둑 용어를 쉽게 풀이해 놓았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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