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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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8.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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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 수필가

마트에서 장단콩 만두를 샀다. 남편은 물만두를 좋아하여 종류별로 맛보곤 한다. 하지만, 장단콩 만두는 처음 들어보는 상표였다. 

얼마 전, 초등학교 모임에서 비무장 지대와 땅굴 견학을 다녀왔다.  비무장 지대는 몇 번의 검색을 거쳐야 가는 곳이다. 그동안 사전 신고해야 하는 까다로움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곳에 이르자 내 나라 내 땅의 고마움을 군인이 지켜주고 있어 자유로이 살고 있음을 실감했다. 

안내원은 모노레일 입장권을 매표하였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출발하는 비무장 지대 순환 버스를 갈아탔다. 예전에 걸어서 내려갔다 올라왔다면, 지금은 한 코스는 모노레일 왕복 코스가 있었다. 경로와 장애인만 탈 수 있다. 

땅굴은 경사도가 가팔랐다. 지하로 내려갈수록 차가움을 느꼈다. 망치로 돌을 부수어 낸 흔적도 거꾸로 오르게 돌구멍과 자국이 통로 벽에 그대로 있었다. cctv는 군데군데 설치되어 올라 올 때도 모노레일 탔던 자리에 앉으라 하였다. 일부 동창이 옆 통로로 걸어 올라간다며 먼저 출발하였다. 얼마 못 가 퇴짜 맞고 모노레일 자리로 되돌아왔다. 엄격했다.

매표소 근처 장단콩 식당이 북쪽 가까이 눈에 띄었다. 비무장 지대에 왔으니 거주민을 위하여 점심 한 끼 하자는 얘기에 모두가 동의하였다. 점심때가 되자 그곳으로 가자며 안내원을 재촉하였으나 안 된다는 말만 하였다. 장단콩 아이스크림만 먹으며 여러 번의 검색대를 거쳐 나왔다.

검문소 군인은 목적 신고 작성에 따른 마지막 검색을 하였다. 입장과 퇴장한 인원까지 확인 완료하였는데 낯선 차량이 세워 있다. 비무장 지대에서 장단콩 농사를 지르며 예약 손님만 받는 음식점 주인이었다. 주민 차량의 뒤를 쫓아야 검색대를 통과하였다.

장단콩 식당에서다. 두부 요리가 주된 요리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콩이다. 손두부를 옛날 방식으로 만들고 순두부 요리를 하였다. 요란하지 않은 밥상에 콩나물과 묵은지 한 접시여도 반찬 추가하며 토속 맛을 느꼈다.

마당 한 바퀴를 걸었다 체험 공간으로 장단콩 메주 만들기 정자도 있다. 맷돌과 절구에 따른 커다란 방망이까지 놓였다. 콩을 거둬들이면 된장을 만들기 위한 모두를 주민 사업으로 하고 있다. 단층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마을의 콩 맛을 그리워했는데 마트에 장단콩 만두가 상품으로 나오니 더욱 반가웠다. 비무장 지대에 장단콩 마을 주민들이 콩 농사라도 마음 놓고 짓게 하는 완충 역할이 있어서 국가안보는 지켜지고 있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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