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 비싸다고 느끼는 것과 바가지라고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 비싸다고 느끼는 것과 바가지라고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7.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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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논설위원

이상기후로 인해 많은 피해를 준 장마도 끝나가고 있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돌아오고 있다. 관광산업이 주요 산업인 제주는 반갑고 기대되는 시기임에도 기대보다 염려와 걱정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염려와 걱정은 이미지가 생명인 제주 관광산업에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된다는 점이 안타깝고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지난 4월 6일 ‘소탐대실’이라는 제목의 제주시론을 기고하였다. 지난 시론에서도 말했듯이 한번 고착화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제목과 같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과 바가지라고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라고 한 것은 제주가 가지고 있는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제주의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기보다 바가지를 쓴다는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가격은 물건이나 용역을 공급하는 기업 또는 개인의 가치이며 가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똑같은 가방이라도 유명 명품 가방의 가격은 수천만원이기도 하지만 일반 가방 가격은 몇 만원인 경우도 있다. 다른 사례로 시계를 보면 가격이 몇 천원에서 명품시계라고 하면 몇 억원 이상의 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소비자는 가치가 있는 물건이나 용역에는 비싼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명품에 대해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바가지를 쓴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바가지는 가치에 비해 상품이나 용역의 비용이 과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바가지에 느낌은 객관화될 수 없고 개인의 주관적 관점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관적 관점에 대해 공급자가 아무리 들어가는 제조원가, 일반 관리비용 등 객관화된 자료를 근거로 바가지가 아니라고 주장해도 소비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가격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이에 대해 공급자가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제주는 소비자가 가격을 인정하고 소비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는 제주가 명품 관광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7월 23일 JIBS 기사에서 여름 휴가 국내 여행지 중 제주가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권에 이어 4위로 조사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제주의 경쟁력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없어진 제주에 대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난 시론에서 제안한 인증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인증제도는 단순히 가격에 대한 인증이 아니라 제주 방문객에게 해당 물건이나 용역에 대한 명품 가치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인증하고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가격 위주의 인증은 지양되어야 한다. 명품 제주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증 기업, 개인, 기관 등에 대해서 지방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와 인증 업체에 대한 홍보 등 다양한 지원 없이 명품 제주가 만들어지기는 불가능하다. 

제주가 바가지 이미지가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히 저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명품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인증제도 도입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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