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별
마지막 이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7.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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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수필가

안녕, 사랑스런 나의 조국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조국 필리핀에
내가 밟았던 그 땅에 
내 삶의 깊은 사랑을 남기고 가네.
나는 가려네.
고문하는 사람도 없고 
압제자의 권력이 반드시 파괴되는 
그곳으로
신념 때문에 죽지 않고, 신이 다스리는 그곳으로.
 
19세기 스페인 시의 걸작으로 꼽히는 호세 리살의 ‘마지막 이별’이라는 시다.

호세 리살은 대한청년 안중근 같은 필리핀의 영혼이다.

330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에서 벗어날 때 필리핀은 많은 희생을 치렀다.

필리핀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호세 리살은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스페인에서 했다. 마드리드에서 ‘놀리메탕헤레’라는 소설을 쓰고 식민지 지배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스페인이 필리핀인들을 차별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격하게 저항했다.

리살은 그 후 독립운동의 투사로서 저작활동, 정치활동을 펼쳐나갔다.
그런 그를 스페인 쪽에서 가만 둘리가 없었다. 결국 스페인 총독부에 의해 체포되었다.

모진 고문과 괴로움 속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리살은 산티아고 요새 감옥으로 이감되어 수감생활을 했다.

결국에는 필리핀 혁명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되어 공개 총살형을 당한다.

그의 죽음은 필리핀인들에게 독립의지를 불사르는 계기가 되었다.

호세 리살은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불려지고 있다.

나는 ‘마지막 이별’이라는 시에 끌려 필리핀엘 갔다. 스페인 총독부가 있던 장소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고 리살기념관이 세워진 곳은 그가 감금되었던 장소다.

마닐라 중심지인 로하스거리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운동을 하다 처형된 리살을 기리는 공원이 있다. 그의 나이 서른여섯. 처형되기 전날 지은 시가 ‘마지막 이별’이다.

전쟁을 시작할 때마다 지도자들은 평화, 안보,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날 때 평화는 다음 전쟁까지의 휴지기일 뿐이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전쟁 중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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