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해마다 온다
장마는 해마다 온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7.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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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마는 처음이다. 

중부지방은 기록적인 폭우다. 제주지역은 집중호우보다는 폭염에 열대야다. 햇볕이 없는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공기는 끈적끈적하다. 짜증 나는 더위다.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의 날씨가 다르다. 서귀포시 지역은 햇볕을 구경하기 힘들다. 주부들은 빨래를 못 하겠다며 울상이다. 

장마 기간은 평균적으로 30~35일이다. 항상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비가 내리는 날은 15~20일 정도다. 정체전선에 의해 내리는 경우는 12일에서 16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올 여름 장마는 예년 같지 않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장마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지역은 폭염에 열대야, 다른 지방은 그야말로 역대급 ‘물폭탄’이다.

처음 들어보는 ‘극한호우’도 등장한다. 극한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동시에 관측될 때를 말한다.

기상청은 지난 6월 15일부터 극한호우 기준을 충족하는 비가 내리면 행정안전부를 거치지 않고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고 있다.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지난해 8월 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를 계기로 도입됐다고 한다.

폭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엄청나다.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지역의 피해가 심하다.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산사태도 인명과 재산 피해를 불러왔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과 국보·보물급 문화재도 침수나 토사 유입 등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청주시 오성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너무 안타깝다. 명백한 인재(人災)여서 그렇다. 홍수경보에도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십 명의 착한 이웃들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

재난 앞에 기댈 곳은 행정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기본을 지키지 못 해 발생한 인재다. 후진국형 재난이다. 

국무조정실은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감찰에 착수했다. 충북경찰도 88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후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현장에서 재난 대응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위험 지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사태를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에 늘 있는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지, 이상 현상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성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에 대해 사태 수습 후 책임자 문책을 예고했다. 

이제는 정말로 재난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에는 군인과 자원봉사자 등이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와중에 홍준표 대구시장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다. 홍 시장은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수해가 발생한 지난 주말(15일)에 골프를 쳤다. 주말 일정은 개인 사생활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쓸데없이 트집 잡아 벌떼처럼 덤빈다고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입니까?”라고 버럭했다. 평소의 ‘홍준표답다’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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