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수형인 60명이 명예를 회복했다.

제주지방법원 제4-1형사부(재판장 강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한 고(故) 이한형씨 등 군법회의 수형인 30명과 고(故) 김권잠씨 등 군법회의 수형인 30명에 대한 직권재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4‧3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은 “4‧3 당시 2만5000명에서 3만명가량이 희생되는 비극이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됐다”며 “유족들은 부모님과 형제자매 등을 잃고도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왔다. 국가 공권력의 잘못이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국방경비법 위반, 내란죄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됐다”며 “공소장이나 판결문, 공판조서 등 공판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정당한 재판이었는지 의심스럽다. 피고인들의 유죄를 입증할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재판부는 “망인뿐만 아니라 희생자들의 유족, 친지까지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아 재심이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재심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피고인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4‧3 직권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한 수형인은 이날까지 총 971명이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