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한 변주
음악에 대한 변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6.1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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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경 수필가

음악에 대한 허전함은 늘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 악기라도 한 가지 배워 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또한 부러움의 대상이다.  

노래는 그다지 잘하지는 못하지만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수필을 쓸 때도 잔잔한 배경음악이 깔리면 글감이 행간을 타고 넘실거리기도 한다. 

길을 가다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면 마음은 집시처럼 떠돌고, 나도 모르게 한 참을 서 있곤 한다. 딸과 쇼핑을 즐기던 중 귀에 익은 선율이 내 귀를 자극한다. 고요하면서도 여유로운 음악이 긴장감을 완화시켜 준다.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 있게 매장을 둘러보도록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겠으나 나는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 예전에 친구가 유난히 좋아했던 곡이다. 음감이 빈약했던 내게 음악적 감각을 일깨워준 음악이 바로 뉴에이지 음악이다. 뉴에이지 음악은 주로 젊은 층들이 많이 선호하는데 그중 야니 음악은 광활한 사막에 펼쳐진 광야를 떠올리게 한다. 그곳을 지나는 길손과 낙타는 노을에 물든 그림자를 끌며 오아시스를 찾아간다는 환희의 무곡을 펼친다. 그런 환상이 나의 오감을 깨우고 글감을 구하는 과정에서 음악은 신이 주신 배려인가 싶기도 하다.  

수많은 뉴에이지 아티스트 가운데서도 야니 음악을 특별하게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적 성취가 성공적인 장르 융합 정도에 국한된 게 아니라 서양 음악을 통한 자신만의 클래시컬한 연주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표현해 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음악은 자연과 전원의 이미지를 선율로 형상화하여 인간의 내면을 정화시키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야니 음악은 내겐 마법이다. 마음이 두려울 때 용기를 주고 분노에 휩싸일 때는 안정감을 선사한다. 이렇듯 감정의 기복에 따라 푸른 숲 속의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속에 편안하고 아름다운 정경을 펼쳐 놓는다. 야니의 연주를 듣는 것은 신비로운 대자연의 조우와도 같다고나 할까. 뉴에이지 음악을 만났다는 것은 내겐 행운이다. 

자신을 옭아매는 번뇌, 고통, 슬픔, 분노 따위를 떨쳐내야 하는데 노래만큼 좋은 게 있을까? 요즘은 뇌파 자극을 이용하여 불면증, 불안증세,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음악적 치료를 통하여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회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마음을 맡겨 보면 어떨까,

사람들은 슬프고 괴로울 때 무엇으로 위로를 받는가? 나를 일으켜준 음악,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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