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연관어 분석을 통해 보는 제주 카페
SNS 연관어 분석을 통해 보는 제주 카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6.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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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대 월간커피 발행인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카페는 9만3069곳이다. 이를 2023년 4월 통계청의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인구 수로 카페 1곳당 예상되는 이용객 수를 따져보면 경기가 658명이며 다음으로는 부산(578명), 서울(561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형편은 어떨까. 제주의 카페는 2061곳(제주시 1408곳, 서귀포가 653곳)이다. 객관적인 지표로만 볼 때 커피전문점 1곳당 326명으로 카페 숫자에 비해 이용 대상 인구 수는 전국에서 제일 낮다. 관광객이 상당수 유입되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어느 지역보다 제주는 매우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시장 환경에서 제주의 카페는 운영에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월간커피는 최근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 센터 전문가 그룹과 협업하여 SNS의 버즈량을 가지고 제주의 커피전문점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제주의 카페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제주도에는 개성 넘치는 카페가 다수 자리하고 있어 하루에 카페 3~4곳을 방문하는 카페 투어가 일종의 관광 코스로 자리 잡을 정도다. 우리는 그래서 검색 키워드를 ‘카페’로 설정하되 ‘제주’와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를 포함어로 넣어 조사했다. 제주도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지 알기 위해서 SNS 연관어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가장 많은 버즈량을 기록한 것은 여행(26만3981건), 맛집(23만2565건), 사진(18만5395건), 커피(13만3962건), 바다(9만9138건) 순이었다.

여기서 제주 카페가 주목할 키워드는 ‘사진, 커피, 바다’이다. 이를 해석한다면 이용객들이 선호하는 카페의 조건은 SNS에 공유할 만한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어야 하고 바다의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카페이며 커피 맛이 좋은 곳이란 의미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이용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연관어 카테고리를 장소로 한정 지어 버즈량을 분석하면 서귀포(8만2945건)가 제주시(5만7777건)보다 훨씬 높게 나왔으며 다음으로 협재해수욕장(3만2175건), 성산(3만1742건), 곽지해수욕장(2만4008건), 산방산(2만689건), 우도(2만264건)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카페를 창업할 때 어느 곳이 유리할지를 고려할 수 있는 지표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레드오션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도 하다.

카페의 감성 분석 결과는 어떨까. 긍정 키워드는 48만9898건이었으며 부정 키워드는 6만5470건, 중립 키워드는 1만6186건으로 집계됐다. 긍정 키워드 중에는 맛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인 ‘맛있다’, ‘존맛탱’ 두 가지 키워드가 눈길을 끈다. 공간과 뷰로 승부를 보는 관광지 카페 중에는 간혹 맛을 간과하는 곳들이 있는데 카페는 기본적으로 먹고 마시는 공간인 만큼 맛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뷰와 독보적인 인테리어를 내세운 공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에 이와 더불어 좋은 맛까지 갖춰야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부정어로 추출된 키워드는 ‘아쉽다’, ‘불쾌하다’, ‘비싸다’ 세 가지.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는 보통 불친절한 응대, 사전 공지 없이 이뤄진 휴무 등에 의해서였고 품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메뉴 가격도 이용객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를 정리한다면 제주에서 카페를 하려면 사진의 감수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포토존이 있어야 하고 비주얼이 좋고 맛있는 메뉴가 공간을 받쳐줘야 하며 가능하다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유튜브가 흥행하는 흐름을 타 카페 홍보 채널을 개설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겠다. 맛집 정보 등 관광 콘텐츠와 연계해 운영한다면 관광객들이 내 매장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의 카페 시장에서 하루가 멀게 스타벅스가 확장하고 이미 진출한 전국구 카페 외에 서울에서 인기를 얻은 ‘블루보틀’, ‘노티드’ 등의 신규 브랜드들이 앞다퉈 제주도에 분점을 오픈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 카페가 무엇에 비중을 두고 경영 전략을 짜야 할지 잘 판단해야 하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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