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과 국힘 김재원...“제주 방문, 당 지도부 요청”
4·3 사과 국힘 김재원...“제주 방문, 당 지도부 요청”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3.06.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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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요청 따라 제주 등 방문했는데 징계 받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논평 "'억지 사과' 실토한 것"
지난 4월 20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의원이 제주를 찾아 4·3 유족 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지난 4월 20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의원이 제주를 찾아 4·3 유족 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 4·3은 격이 낮다’는 폄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를 찾아 사과했던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요구였기 때문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도내 정치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4월 김기현 대표가 ‘한 달간 좀 자숙하고 조용히 있어 달라, 나머지는 정리하겠다’라는 취지로 말을 했을 때 그것을 일종의 징계라고 보고 광주도 다녀오고 제주도도 다녀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그 이후에 저를 악마화하는 등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당 대표와의 약속 때문에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라며 “제주 방문 등도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그런 사안이었는데 (진짜) 징계를 받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최고위원은 4·3 추념식을 광복절 등과 비교하며 ‘격이 낮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제주도의 여론이 악화하자 4월 20일 제주를 방문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에 ‘유족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많은 잘못을 했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가 당 지도부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며 김 최고위원이 사과의 진정성 등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지난 2일 논평을 내고 김 최고위원이 ‘억지 사과’를 실토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4·3 인식 수준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도당은 “김 최고위원이 자의에서 우러나 잘못을 깨닫고 사죄를 표명하러 제주를 찾은 것이 아니라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라며 “사과 당시 ‘개인 입장’임을 강조하며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극도로 꺼렸던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3에 대한 그릇된 망언을 ‘한 달간 자숙하면 정리될 것’이라고 한 김기현 당대표의 인식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추념식이 국가 의례로 격상된 이후 처음으로 김기현 당대표와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가 동시에 불참한 것은 이런 인식 때문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라고 꼬집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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