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열심히 해 왔던 적이 없어요. 갈 곳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죠.”
“지금처럼 열심히 해 왔던 적이 없어요. 갈 곳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죠.”
  • 강지혜 기자
  • 승인 2023.05.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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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열심히 해 왔던 적이 없어요. 갈 곳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죠.”

지난 26일 제주시니어클럽 한올한땀사업장에서 만난 서영인씨(73)는 어깨너머로 배운 ‘바느질’을 통해 인생 2막을 활짝 열었다.

서씨는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어머니가 동네에서 모든 바느질을 다 했던 것 같다”며 “그 유전자가 자신에게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는 살아오면서 늘 바느질과 함께 해왔다. 과거 수의를 만드는 일부터 한복까지 바느질 관련 일을 해왔다.

서씨는 “제가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아이를 얻고도 키우는 시간이 아까워 동네 수의를 만드는 할머니를 찾아가 아이를 옆에 재워두고 바느질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무 살 무렵 결혼을 하고 이불도 꾸며보고 하니 내가 봐도 예쁘고 남들이 봐도 예쁘다고 했다”며 “소질도 있었지만 적성에도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시니어클럽 한올한땀사업을 통해 손수 만든 에코가방.

소일거리로만 하던 바느질이 자부심이 된 계기는 시니어클럽의 한올한땀사업을 만나면서부터다.

서씨는 한올한땀사업을 19년째 참여하고 있다. 남편과 시어머니를 돕기 위해 간병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사업 소개를 받아 시니어클럽 사업 초창기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현재 한올한땀사업은 10명이서 함께 시니어클럽 활동 조끼와 에코가방, 병원 매트, 면마스크 등을 만들어 납품해왔다.

서씨는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해왔던 적이 없다. 시니어클럽을 만나면서 제대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바느질을 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교육까지 받으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늘 보던 얼굴들을 만날 수 있고 활기를 찾을 수 있다”며 “삶의 터전에서도 즐거운 삶의 터전이 됐다”고 밝혔다.

서씨는 “제가 좋아하는 일로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복 받은 인생일 수 있다. 너무 뿌듯하고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제가 번 돈으로 사고 싶은 걸 살 수 있다는 것도 뿌듯하다. 자식들도 제가 그만두기 전엔 용돈을 안 준다고 했다”며 웃어보였다.

강지혜 기자  jhzz@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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