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착시, 메이크업
아름다운 착시, 메이크업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5.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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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메이크업의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 발표로,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가려져 왔던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야 함으로. 특히 야외활동, 사적 모임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외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색조 메이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인간은 유사 이래 아름답고 매력적인 얼굴, 신체를 동경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용모를 계속 가꾸어 왔다. 특히 화장품을 이용한 메이크업은 아름답게 개성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옛날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어 왔다. 메이크업, 화장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피부를 보호하는 한편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을 가꿔 가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인간에게는 시각적으로 자기 자신을 감추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먼저 감추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결점이나 약점을 숨기는 것이고, 표현하고자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을 더욱 강조함과 동시에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물론 이외에도 문신을 새기거나, 가발이나 가면을 쓴다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등 다른 변신의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좀 더 친숙한 것이 메이크업, 화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인 의미의 메이크업은 색조 화장을 말하는데, 이 색조 화장의 기능에는 장식의 기능, 주술적인 기능, 표지의 기능, 실용적인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인공적인 꾸밈을 시도해 다른 사람의 호의를 이끌어 내는 것, 이는 대인 관계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고대의 화장은 어떤 영적 존재와 접촉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사람들이 신이나 정령과 교류하기 위해 그들의 용모를 꾸미던 의례가 화장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술적 기능은 현대에 와서는 거의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인정을 받길 원하는 욕구는 원시사회에도 존재했는데 문신이나 신체 도색 등은 오늘날 화장의 시초가 된 것이다. 오늘날의 기능성 화장품뿐만 아니라 과거의 화장도 피부를 보호하는 등 실용적인 목적에서 행해진 것이 많다. 예부터 가장 중요한 화장품으로 여긴 백분은 단지 얼굴을 치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외선을 산란시켜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했다. 

예로부터 복식, 음식, 건물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듯이 우리문화의 특징 중의 하나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선조들의 사상은 우리여인들의 화장 문화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자연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방법에서 시작된 화장, 삼국지위지동이전과 삼국지에 의하면 북쪽 지방에 있었던 읍루사람들은 겨울에 돼지기름을 피부에 발라 추위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였고 마한의 남자들은 몸에 문신을 하였다고 한다, 통일신라에 이르러서 외국과의 빈번한 교류로 인한 화장 문화의 번성에 영향을 주며 더욱 화려해졌다. 화려한 머리빗사용과 계급별로 사용되는 빗장식재료와 더불어 일반인과 직업여성의 화장 문화의 차별성도 엿볼 수 있다. 유난히 손재주가 좋았던 고려인들은 중국에서 전해진 거울을 바탕으로 독자적 방식의 고려경을 만들었으며 거울은 빼놓을 수 없는 화장도구의 하나로 대중들에게 보급되었고 화려함을 추구하게 성장해나갔다. 사치와 퇴폐풍조가 퍼졌던 고려의 반작용으로 조선의 화장 문화는 실리와 검약을 강조하였고, 장신구착용에 제한을 두기도 하였으며 조선의 유교윤리는 외면의 아름다움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강요하였다. 규합총서에 따르면 여러 가지 화장품제조법, 분화장, 연지와 눈썹의 10가지 모양을 묘사한 십미요가 수록되어 당시에도 다양한 형태의 눈썹이 있었음을 알려주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여성들은 초승달이나 버들잎모양의 눈썹을 선호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모발을 검고 윤기나게 하는 법이 수록된 사실로 보아 조선여성들이 몸단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메이크업은 단순한 화장의 행위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외모 뿐만아니라 자아를 하나의 개성으로 담고자하는 이미지 메이킹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내면의 미와 외형적인 아름다움의 조화를 잘 표현해내는 개성적이고 주관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현대에 이르러 메이크업은 상황에 따라 여러 기법으로 인간의 육체에 새로움을 추구하여 인체를 디자인 한다는 뜻으로 그 방법이 다양하여 눈, 코, 입의 형태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점에서 내면의 정신과 외면의 감각으로 표현 되는 것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얼굴과 신체에는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 사람이나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얼굴에 있는 모든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상을 만들어 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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