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5월 - 5월은 효제(孝弟)를 실천하는 달!!
우리들의 5월 - 5월은 효제(孝弟)를 실천하는 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5.0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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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준 제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논설위원

이제 5월이다. 4월은 현대시를 이끈 시대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T·S 엘리엇(T·S 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를 떠올리게 되는 달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est month)이라는 구절을 찾아 볼 수 있고 또한 학창 시절에 가장 많이 들었던 구절이기도 하다. 물론 엘리엇의 말한 4월과 우리들의 생각하는 4월은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4월이 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려 보는 구절이다. 특히 제주4·3과 4·16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서도 이 구절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4월 현주소와 우리들의 학창시절에 열심히 배우고 익혔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잔인한 달이라는 4월이 가고 5월이 왔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또한 청소년의 달이라고도 하고 온갖 가정과 관련된 이벤트(event)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5월이 가정의 달이기에 5월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존경을 받고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가정의 달 5월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청소년들의 성년이 되는 성년의 날이 있지만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유배지에서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몸에 베이도록 강조한 것이 바로 효제(孝弟)인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저자인 정약용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위대한 스승인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특히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부인인 홍씨가 보내온 치마를 잘라 만든 서첩에 전하고픈 당부의 말을 적어서 보냈는데 그것이 바로 ‘하피첩‘(霞帔帖이)다. 하피첩은 부인의 치마를 아름답게 표현해 지어진 제목이기도 하다.

하피첩에서 정약용은 두 아들들에게 훈계(訓戒)의 글을 적어서 보냈다. 폐족의 자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고 몸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고, 친척끼리는 어떻게 지내야 하며 어떤 친구를 사귀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가를 간곡하게 타이르고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도 정약용의 가장 중요하고 으뜸으로 삼은 것은 효제인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반드시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날과 성년의 날을 맞이해서 자녀들에게 다산 정약용의 자녀 교육법이라든가 아니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등과 같은 도서를 추천하고 선물로 전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효를 인륜(人倫)의 근본이라 했듯이 효가 무너지면 이 사회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어디로 어떻게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자녀들에게 당부하고 또 당부한 것이 효제이기 때문에 두 아들은 마치 아버지가 눈앞에서 가르쳐 주시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익혀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 우리들의 청소년들이여!

가정의 달 5월에 수많은 이벤트가 있고 1년 중 가장 행사가 많은 달이지만 지금으로부터 300여년 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지 추천하고 싶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도 했다. 이런 말들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5월 가정의 달에 부모님과 형제간의 우애(友愛)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나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효제를 실천하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대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이 나라를 이끌어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 밑바탕에는 정약용이 강조한 효제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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