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현장에 돌아오게 되니 새롭기도 하고 설렙니다"
"다시 현장에 돌아오게 되니 새롭기도 하고 설렙니다"
  • 강지혜 기자
  • 승인 2023.04.25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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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시니어] (4) 노인 정신건강 지킴이 된 70대 간호사 강희자씨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제주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제주가 20% 이상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제주도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지난해 기준 노인인구 구성비가 20.1%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제주시 역시 2026년 고령인구가 20.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시의 고령인구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0~14세 유소년인구보다 많아졌다.

본지는 현실로 다가온 초고령사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노년층의 사회 공동체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자 제주시니어클럽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시니어를 만난다. [편집자 주]

지난 11일 제주시니어클럽 사무실에서 만난 강희자씨. 강지혜 기자. 

“대학 시절 간호학 수업을 들을 때면 ‘간호사는 평생 직업이다’라는 말을 세 번 외쳤어요. 그 때는 그 말이 현실이 될 줄 몰랐죠.”

지난 11일 제주시니어클럽 사무실에서 만난 퇴직 간호사 강희자씨(73)는 ‘시니어 생명지킴이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강씨는 1973년부터 2010년까지 37년 간 간호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도내 보건소 등에서 근무했다. 강씨는 2002년 정신전문간호사 자격을 획득, 지역사회 내에서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로 활약했다.

퇴직한 강씨를 다시 ‘간호현장’으로 이끈 건 코로나19였다. 

강씨는 감염 우려에 대한 가족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공항만 발열감시 지원, PCR 검사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봉사활동에 나섰다.

코로나19 봉사활동을 마친 후 지난해 9월 접한‘제주시니어클럽 생명지킴이 시범사업’ 공고가 강씨와 제주시니어클럽을 잇는 연결고리가 됐다. 

강씨는 지난해 생명지킴이 시범사업을 통해 도내 농가 500곳에 ‘농약 보관함’을 보급했다.

강씨는 “농촌에서는 어르신들이 쓰다 남은 농약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등 아무래도 농약 보관이 소홀하다. 농약을 마시고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농약 보관함을 설치했다”며 “이 사업이 반응이 좋아 올해에는 생명지킴이 사업이 정식 사업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올해 생명지킴이 사업에도 참여해 도내 번개탄 공급업체를 돌며 관리 실태를 살피고, 도내 복지시설에 자살 예방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자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생명지킴이 사업에는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강씨는 “퇴직하고 나서 간호사와 관련된 일을 할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현장에 돌아오게 되니 새롭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이 있다”며 “제주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생명지킴이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니어 생명지킴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제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제주시니어클럽과 협업해 만든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위험환경 개선, 생명존중 캠페인, 정신건강 사례관리 대상자의 사회활동 연계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강지혜 기자  jhzz@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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