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용서하지 말라
마음을 용서하지 말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4.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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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삶을 영위하는 동안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에게 관대해지면서 점차 게을러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초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살아가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이것은 어쩌면 사람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마음은 외부의 대상에 대해 자기가 가진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라고 할 수 있는데,성품, 감정, 의사, 의지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말이나 행위의 방향과 패턴을 결정한다. 지각하고, 사유하고, 추론하고, 판단하면서 자신을 통제함으로써 올바르고 발전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음이다. 우리가 삶의 과정에서 행하는 거의 모든 언행은 내부에서 결정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마음은 인생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이 된다.

마음은 사람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는 존재지만 물리적 실체가 없어서 그런지 한순간도 고정되어있는 때가 없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데다 제대로 단련하지 못하면 오히려 퇴보하고 말기 때문에 늘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 말에는 마음을 제대로 키워나가기만 하면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이끄는 핵심이 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음을 제대로 단련시키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한순간도 마음을 용서하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느 한순간도 느슨해지지 않도록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이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성공에서 멀어진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마음이 느슨해지려 할 때마다 자기 자신을 엄하게 질책하면서 원래대로 돌려놓으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 대한 것보다 훨씬 큰 관대함으로 자신의 언행을 합리화하고 잘못이나 죄에 면죄부를 주면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요즘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위로한답시고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한다거나, 나쁜 짓을 해놓고도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면서 반성하지 않는 언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잘못의 원인을 제공한 마음을 용서하여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당당해지려는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용서하게 되면 그것은 곧 게으름과 무감각으로 이어지는데, 처음에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커지고 담대해지면서 몸과 마음을 모두 삼켜버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만다. 정치인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서도 부패, 부정, 탐욕 등으로 인해 큰 잘못을 저질러서 심한 고초를 당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과정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들 모두가 처음부터 올바르지 못한 마음가짐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이 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을 점진적으로 키워 마음을 용서하면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언행을 계속함으로써 그런 결과에 이르고 말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지 못해서 실패한 사람들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마음을 용서하지 않고 벼리는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자기에 대한 경계 의식을 높인다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와 긍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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