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한민국 연극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선행과제
제주-대한민국 연극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선행과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4.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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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섭 문화예술연구소 함덕32 대표

오는 6월 15일부터 20여 일간 문예회관을 비롯한 도내 곳곳의 공연장과 야외 행사장에서는 우리나라 연극인들의 최대 축제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연극제가 열린다. 대한민국 연극제의 제주 개최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대한민국 연극제는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전국 16개의 시도 대표 극단들이 다시 본선 경연대회를 갖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도내에서도 극단 세이레와 오이, 그리고 극단 가람이 지역예선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예선에서는 아무래도 대회의 비중을 반영하듯 오랜만에 객석의 열기가 뜨거웠다. 제주를 대표하는 한 팀을 가려내는 자리인 만큼 연극인들의 관심도 컸던 것 같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본선에 오른 타 지역의 작품들과 비교해 봄으로써 제주 연극의 수준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공연을 지켜본 필자 역시 도민의 한 사람으로 내심 제주 연극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한편으론 공연의 많은 부분에서 미흡함을 드러낸 것 같아 아쉬웠다.

특히 작품 구성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극작과 연출, 그리고 연기의 유기적 결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 하고 각자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어떤 작품이 뽑힌다고 해도 이대로라면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다. 남은 기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단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아무쪼록 도내 본선 진출팀의 분발을 촉구한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제주 대한민국 연극제의 성공을 위해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즉 일반 도민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예컨대 ‘이번 연극제가 제주 연극인들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제주의 연극문화와 공연환경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제주 연극제의 집행위원장인 정민자씨(현 제주연극협회 지회장)는 지난 3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연극제의 기본개요와 추진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내용의 핵심은 한 마디로 이 행사를 통해 도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도내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공연을 하는 ‘아트 딜리버리’라든가 제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공연 ‘탐나는 연극’, 그리고 도민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느영 나영 배우 해보젠’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비록 연극제 기간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극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통해 도민 관객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제 남은 관건은 그 행사 내용들이 얼마나 도민들에게 실효적으로 전달되어 참여의 성과로 이어질 것인가에 있다. 따라서 도내 연극인들도 집단의 이해관계나 유불리를 떠나 연극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연극(Theater)이라는 단어가 객석(Theatron)에서 유래되었듯이 연극은 그 어떤 분야보다 관객의 참여가 중요한 공연 장르이다. 이번 연극제를 계기로 도민들의 제주 연극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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