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음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4.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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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논설위원

지난달 30일 <‘5만원 바비큐’ 논란에 진해 군항제 주관사 “죄송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인터넷 MBN뉴스에 실렸다.

내용은 한 시민이 진해 군항제에서 먹은 음식이라며 통돼지 바비큐, 해물파전 사진과 함께 5만원, 2만원을 지불하였는데 가격에 비해 턱없이 양이 적었고 음식이 형편 없었다고 온라인상에 후기를 올렸다고 했다.

작성자는 “아무리 눈퉁이(바가지)를 맞으러 가긴 했지만 이 정도는 심하지 않냐?”고 호소했고 이에 누리꾼들도 “이래서 국내여행 안 간다”, “바비큐 밑에 양배추를 깔아 놓고 양 있어 보이려고 한 것에 열 받는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서 진해 군항제를 주관하는 이충무공선양군항제 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군항제 장터 음식의 비싼 가격과 질 낮은 음식 수준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관련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기사를 보면서 과연 이런 사례가 군항제에서만 일어난 일회성 가십인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동안 모든 경제와 활동을 제약했던 팬데믹도 정리되고 모든 국가가 정상화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람의 이동이 제약되었던 관광도 활성화가 되고 관광업계도 이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이 제주도 관광산업 성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제주관광과 관련한 염려의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도내 한 언론의 올해 1월 3일 신년 기획 <“2명이서 갈치조림 14만원?”…‘바가지’ 오명에 물든 제주관광>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필자는 여기서 기사에서 제기한 가격의 적정성이나 부정적 관점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는 땅에 떨어진 ‘관광 신뢰’ 회복을 위해 상당한 사회적 비용과 세월을 투자하고 있는 이탈리아 사례를 예시로 제시하였다. 이것이 바로 ‘소탐대실’(小貪大失·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음)이다. 

마케팅에서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업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라는 의미이다. 제주관광이 비싸다는 인식은 제주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되기 전에 해결하지 못 한다면 그 후유증, 비용은 제주가 감당하기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착한 가게’ 인증제를 제안한다. 착한 가게와 관련해서 여러 움직임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착한 가게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고 제주도 공식 관광 플랫폼인 ’비짓 제주’에서도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제주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 

가격은 기업(가게)의 고유한 영역이고 기업, 가게, 브랜드의 가치이므로 이를 간섭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다만 가격에 대한 공감을 인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벤트 등을 통해 한시적인 가격 정책이 아니라 적정 가격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제주도는 착한 가게 인증제를 통해 지원과 관리를 하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이는 가격을 무조건 내리라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가격인가를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증을 받은 기업(가게)에 대해서는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인증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주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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