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어우러진 섬들 그림처럼 펼쳐져 감탄 자아내
한데 어우러진 섬들 그림처럼 펼쳐져 감탄 자아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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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아름다운 섬 15개 거느린 금당도(金塘島)
세포전망대에서 드론을 띄워 내려다본 금당도 주변 섬 모습.
세포전망대에서 드론을 띄워 내려다본 금당도 주변 섬 모습.

# 가학항~울포항 아름다운 길 따라 나선 금당도 여행

금당도 일몰이 장관이라는 어느 여행객이 남긴 기록을 보고 서둘러 금당도로 가기 위해 장흥군에 있는 노력항으로 향했다. 금당도를 가는 항구는 고흥 녹동항과 장흥 노력항 두 곳에서 배를 탈 수 있다. 녹동에선 50분 걸리지만 노력항은 25분이면 금당리 가학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노력항까지 가는 교통편이 불편한 것이 흠이다. 새벽부터 서둘러 노력항에 도착, 날이 밝아오면서 금당도 위에 구름이 길게 걸려 한 폭의 그림 인양하다. 멀리서 본 금당도는 높고 낮은 산들이 길게 뻗은 것처럼 보인다. 바다는 온통 양식장시설로 꽉 들어차 바다밭을 만들었고 그 사이를 이리저리 돌며 차도선이 금당도로 향하고 있다. 금당도 가학항에 들어서자 가학산이 우뚝 솟아 있다.

전남 완도군 금당면은 크고 작은 섬 15개로 면적은 12.487㎢, 해안선 길이 37.4㎞, 이 섬에 가장 높은 산은 삼산(219.8m)으로 산들이 매우 가파르다. 지명유래가 특이하다. 금일, 금당, 생일도의 금곡 등 금자의 지명이 붙은 것으로 보아 금이 산출된 고사에서 연유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덩이(금댕이)가 ‘금당’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섬)

멀리 고흥군 거금대교가 가깝게 보인다. 그래서 행정구역은 완도군이지만 생활권은 고흥군이라 하는 것 같다. 가학항에서 조금 벗어나자 ‘아름다운 길’이란 이정표를 따라 길을 나섰다. 가학항에서 울포항까지 새롭게 만든 산을 넘는 도로다. 제주도 횡단도로와 같은 도로인 듯하다. 산굽이를 몇 번 돌자 산 아래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이 아름답다. 산을 넘어서자 구릉지에 꽤 넓은 농경지다. 누렇게 익은 벼 이삭이 풍요롭게 보인다. 크고 작은 몇 개의 마을을 거쳐 율포항에 도착,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식당에 갔으나 너무 일러 식사할 수 없단다.

마을 주민들에게 “금당 8경을 보려면 어떻게 가느냐” 물었더니 “거기 갈려면 배를 빌려야 할거요. 걸어서는 갈 수가 없고 배를 타고 섬을 돌아야지요”, “배 빌리는 요금은 얼만가요”, “한 20만원 주라고 할거요. 근데 어디서 왔소”, “제주도에서 왔습니다”, “워메 그 좋은 제주도서 여기까지 뭐 볼 것이 있다고 왔다요. 별로 자랑할 것 없는 섬 인디”, “이 섬을 다녀간 분들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고 하던데요”, “글쎄라. 우리는 매일 봐서 그런지 잘 모르것소. 천천히 돌아보쇼”, “ 저 정자에서 식사를 해 먹어도 괜찮습니까”, “노인회관에 양해를 구하면 괜찮을 겁니다. 근디 오늘 바람이 불어 배 타고 섬 돌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디. 여객선도 오후 2시 이후부터 안다닌다 합디다. 배 시간부터 알아보쇼” 금당도 8경이 아름답다고 했는데, 배 요금도 그렇고, 풍랑주의보로 할 수 없이 차우리 세포전망대가 있다니 서둘러 나섰다. 2시 배로 나가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다.

가학항에서 율포항으로 가는 산 중턱서 내려다본 마을
가학항에서 율포항으로 가는 산 중턱서 내려다본 마을

# 무인도가 겹겹이 있다는 세포전망대

섬 안내도 작은 주상절리며, 코끼리바위, 스님바위 등 그럴싸한 사진이 붙어있어 기대했지만 배를 타지 않으면 갈 수 없다니 무인도가 겹겹이 있다는 세포전망대를 찾았다. 드론을 띄워 보니 크고 작은 무인도와 멀리 금일도, 약산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더 높이 날렸으면 좋을 듯한데 바람이 강하다는 신호음이 삑삑- 요란스럽다. 얼른 착륙 버튼을 눌렀으나 내려오다 바람에 밀려 소나무 숲에 곤두박질쳐 버린다. 떨어진 드론을 어렵게 찾아 살펴보니 다행히 크게 망가지진 않았다. ‘바다에 안 떨어지길 천만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승용차로 두 시간이면 섬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데, 금당도는 해돋이와 해넘이가 아름답다고 했는데, 그리고 높은 산 위에 오르면 주변 섬 풍경이 장관이라지만 배 시간 때문에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금당도는 아기자기한 기암절벽이 해안가 곳곳에 있어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2020년에 전남지역 ‘가보고 싶은 섬’으로 선정돼 많은 예산 지원받아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섬마다 각종 지원사업으로 개발되고 있어 서서히 섬다운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지 주민들 입장에선 우선 개발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바쁘게 차로 돌아본 금당도는 생각보다 꽤 넓은 섬이고 농토와 바다가 좋기로 유명한 섬이다. 한 때 가학리 김하면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김 양식이 호황을 누렸었다. 지주식 김 양식 최적지이기 때문이란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김 생산량과 품질면에서 으뜸으로 평가되기도 했었다고 자랑한다.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옛날 김값이 한창일 때 집집마다 김을 생산해 수입이 상당했응께. 당시 동내 사는 개들도 1000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였지” 지금은 너나없이 다시마와 미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15개나 되는 무인도를 중심으로 곳곳에 김, 미역, 다시마 양식장을 보며 금당도가 얼마나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부유한 섬인가를 보여주듯 싶다. 또 날씨 때문에 서둘러 배를 타고 금당도를 떠나야 했다. 떠날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섬 나들이다.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노화도에서 가장 높은 삼산
노화도에서 가장 높은 삼산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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