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어 '기후재앙' 코앞…"제주는 문제 해결 방안 찾을 기회의 땅"
위기 넘어 '기후재앙' 코앞…"제주는 문제 해결 방안 찾을 기회의 땅"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3.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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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최전선 제주 현주소 (하)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 기후 위기가 닥쳤다. 제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제주의 연평균기온은 1924년 14.1도였으나 2021년에는 17.5도로 0.24도 상승했다. 전국의 연평균기온은 1924년 12.0도에서 2021년에는 14.5도로 0.23도 올랐다.

이는 제주도의 기후 변화가 전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23일 세계 기상의 날과 제주 기상관측 100년을 맞아 우리나라 기후 위기 최전선에 서 있는 제주의 기후 변화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탄소배출 안 줄이면 제주 인구 30만 이주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IPCC 제6차 보고서의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온실가스가 저감 없이 배출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 5-8.5)에서 해수면 높이는 2050년까지 25㎝, 2100년에는 82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수면이 82cm 상승하면 제주 해안가 대부분이 물에 잠겨 현재 제주 인구의 절반가량인 30만명이 내륙으로 이주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온실가스 저감이 잘 실현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 1-2.6)에서 해수면 높이는 2050년까지 20cm, 2100년에는47c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PCC는 지난 20일 채택한 6차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표면 온도가 1850∼1900년보다 현재(2011~2020년) 1.1도 올랐다고 지적했다.

IPCC는 탄소 감축 목표치를 높이지 않으면 지구 평균온도가 2100년까지 1.4도에서 최대 4.4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 지구 지표 온도의 상승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등 일부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IPCC는 지금처럼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미래 세대가 기후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투자를 3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IPCC는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다.

▲위기 넘어 재앙 ‘코앞’…“제주는 문제 해결할 기회의 땅”

이처럼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제주 지역사회에서 기후 위기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전재목 제주지방기상청은 23일 본지와 만나 “제주는 기후 위기 최첨단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기후 위기 대응과 다른 대응이 나와야 한다”며 “바꿔 생각하면 제주가 기후 위기 문제 해결책을 찾는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 청장은 이어 “제주가 기후 위기 대응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100년간 제주에서 관측된 기상 데이터에서 의미를 추출·가공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대학교 등 학계와 관계기관이 기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제주는 올해 기상 관측 100년을 맞았다. 100년 간 같은 지점에서 기상 데이터가 관측된 곳은 서울, 부산에 이어 제주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다.

전 청장은 이어 “기후위기는 미래 세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주에서만이라도 미래 세대에게 기후 위기를 교육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미래 세대가 제주의 중심이 될 때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제주가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끝>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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