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가 가야할 길
관광도시가 가야할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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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열린도시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의 도시는 대량생산으로 자본을 만들어 도시가 윤택해지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제조업으로 돈을 버는 시기가 지나고 무형의 자산이 돈을 버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중산층이 늘어나고 각 개인이 삶의 질을 생각하게 되는 시대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관광산업은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소비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세분화하면 자원을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겠지만 관광도시는 역사 자원과 자연 자원을 배경으로 하는 도시가 많습니다. 역사자원을 가진 도시로는 로마가 떠오르고, 자연자원으로는 제주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역사자원과 자연자원은 정적인 자원입니다. 그 자원을 동적으로 만들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이 문화예술이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존재가 크리에이터들입니다. 크리에이터를 부르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문화생산자, 장인, 노포, 스타트업 등 활동하는 방식에 따라 불리지만 공통점은 시민들과 경제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의 센터장을 역임하던 시절(2016년~2018년) 제주시 원도심이 정체된 듯한 지역적 상황 안에서 지속가능하면서 활력이 넘치려면 스몰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스타트업들이 원도심에 입주하여 사람과 돈이 흘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당시 전정환 센터장)와 더불어 스타트업 창업과 인큐베이션을 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고 원도심에 입주할 수 있도록 유도했었습니다. 2017년 도시재생전략포럼 제주세미나를 통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킹이 있었고, 제주기상청,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함께 기획하여 만든 혁신창업공간인 W360이 2019년 개관하게 되면서 스타트업 창업과 육성이 도시재생의 하나의 방법론이 되었고 이후 제주시 원도심에는 독립서점, 개성있는 F&B, 수공예점, 편집샵, 라이프스타일샵 등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지역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도시재생전략포럼에 참여했던 전국의 스타트업들은 지금은 4,5년 차의 멋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자연을 바탕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주올레와 유네스코 4관왕((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류문화무형유산 - 해녀)을 통해 국제적인 관광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조업이 전무하고 농수축산의 1차산업과 더불어 제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산업은 관광산업임은 누구든 인정할 것입니다. 그런데 제주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이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는 것도 꽤 오랫동안 나온 이야기입니다. 이를 위해 제주관광공사에서 지질트레일, 웰니스관광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여행 방식을 제시하고 있으며 관광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 더불어 예술여행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은 비엔날레를 멋있게 만들어냈습니다. 1차산업 분야에서는 고부가가치를 만드는 다양한 상품들이 생산되어야 하고, 관광 분야에서도 자연, 역사 등의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방식이 아닌 창조하는 관광이 되어야 합니다. 창조는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창조는 행정이나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창조적인 크리에이터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창조는 다양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현대 사회에 다양성의 보고는 우리 동네와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골목길입니다. 로컬이 가진 문화, 역사, 환경 등이 창조의 소재인 것입니다. 그래서 로컬 크리에이터가 향후 경제를 이끄는 주력이 될 것이고,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골목길이 있는 창조적인 지역이 있는 도시가 도시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게 될 것입니다.

제주는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지사 시절부터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청년센터, 더큰내일센터 등 창업정책과 청년정책을 통해 제주도의 미래를 만들어왔고 제주가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리게 되면서 지역 경제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이제 성장한 스타트업이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제주 관광을 이끄는 시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난데없는 국가간의 전쟁과 세계적인 저성장, 여전한 코로나로 세계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지만 제주는 창조적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들어가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 있는 관광도시, 지속가능한 도시가 가능한 지역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마음 놓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판이 제주에서 계속 펼쳐지도록 행정에서의 정책적 지원도 계속되기를 바라며, 크리에이터들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사회적 관용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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