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군법회의 수형인 숫자 틀렸다”…20년 전 오류 법정서 바로잡은 검사
“4·3 군법회의 수형인 숫자 틀렸다”…20년 전 오류 법정서 바로잡은 검사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3.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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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군법회의 수형인 직권 재심을 맡고 있는 검사가 20년 전인 2003년 정부가 확정한 4·3 진상조사보고서에 기록된 오류를 법정에서 바로잡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2부(재판장 강건 부장판사)는 21일 고(故) 양찬식씨 등 4·3 수형인 30명에 대한 재심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변진환 4·3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검사는 “4·3 진상보고서에는 1차 군법회의 수형인이 871명, 2차 군법회의 수형인이 1659명이라고 기록돼 있다”며 “제가 다시 세 보니 1차 군법회의 수형인이 870명, 2차 군법회의 수형인이 1670명이었다”고 말했다.

변진환 검사는 “수기로 된 자료를 복사하고 이를 수합하는 과정에서 셈이 틀린 것 같다”며 “사형 선고받은 분들이 100명이었는데 실제 집행되신 분들은 39명이었고, 61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받는 등 형량이 약간 다른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을 들은 강건 부장판사는 “노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변진환 검사는 4·3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단장 교체 과정에서 자료를 정리하다 이 같은 오류를 발견했다. 변 검사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단순한 셈의 오류였던 것 같다. 전체 수형인은 맞는데 분류가 잘못됐다”며 “당시 숫자가 한자로 기록되다 보니 읽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고, 복사 상태가 좋지 않아 글자를 구분하기도 어려워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고(故) 양찬식씨 등 4·3 수형인 30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다음 달 4일로 정했다. 첫 공판기일에 선고까지 이뤄졌던 전례가 깨진 것이다. 

강건 부장판사는 “유족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당일 선고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제가 신임 재판장으로서 판결문에 제 목소리를 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강건 부장판사는 지난달 4·3 재심 재판부를 맡았으며, 이날 처음으로 공판을 진행했다. 4·3 수형인 30명에 대한 재심 재판에 앞서 진행된 4·3 희생자 4명에 대한 특별재심에서도 판결 선고 기일이 2주 후인 다음 달 4일로 지정됐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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