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보험사 설립 제언
제주 지역 보험사 설립 제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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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상호부조의 의식이 강한 민족이다. 상호부조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립되는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상호부조 의식은 두레, 향약, 계 등 다양한 형태의 상호부조 형태로 발전하고 정착하였다. 

상호부조 정신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다양하게 나타났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길드이다. 길드는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공동 저축이라는 형태로 기금을 조성하고 사망이나 화재 등 조합원의 피해를 보상하는 기능의 역할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호부조의 정신과 역할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였고 이런 기능이 발전하여 금융, 보험으로 진화하는 수순을 거치게 되었다. 결국 지역 사회가 발전하고 진화하게 되면 다양한 보험 등 금융이 발전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산업혁명으로 가장 산업화의 대표적 국가인 독일에는 약간 오래된 통계이기는 하지만 2008년 기준 보험회사가 1543개사와 연금기금 27개사가 영업 중이다. 이 중 소형보험회사 917개사는 주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다. 이는 지역 중심으로 보험산업이 발전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 규모 선두에 있는 독일의 보험회사 수는 아무리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통해 제주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보험은 상호부조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어떤 위험에 대비하고 위험 발생 시 십시일반 부조를 통해 피해를 복구하고 피해에 보상하는 것이 가장 큰 기능이다. 이처럼 상호부조의 기능을 가진 보험산업에서 통신이나 전국적 판매망 구축 등이 어려운 과거에는 지역 중심의 소규모 금융 기능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통신, 컴퓨터 등 정보통신 시대에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역 중심 보험회사가 제주에 가능한 경제 모델일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통신 기술이 지역 보험사 설립의 기초가 될 것이며 과거와 달리 경제적 경쟁력이 부족한 제주에도 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또 다른 시사점이다. 

필자는 지난번 ‘금융산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론에서 금융산업이 제주 경쟁력 강화에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번 시론에서는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하는데 그 방안이 제주 지역 보험사 설립이다. 제주도는 과거부터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양호한 지역이다. 손해율이 양호하다는 것은 보험회사의 이익구조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제주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보험회사 본사가 있는 제주 지역 밖으로 유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주의 지역 보험사 설립이 제주 지역에 던지는 화두는 매우 중요하다. 금융기관이 전무한 제주에 경쟁력 있는 보험사가 설립된다면 양질의 일자라 창출뿐 아니라 지역 금융시장에 크게 이바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금융 당국은 보험회사를 포함한 금융기관 설립에 부정적이다. 이는 금융시장에 플레이어(금융회사)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보험사 인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문제가 되고 있고 매물로 나와 있는 손해보험사를 제주도민 기업으로 인수한다면 금융기관을 통한 제주 경제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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