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뻘밭과 염전이 조화를 이루는 ‘소금밭 섬’
넓은 뻘밭과 염전이 조화를 이루는 ‘소금밭 섬’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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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어디를 가던 염전으로 가득한 신의도
삼도대교를 지나 신의도에 들어서자 온통 염전으로 가득해 온 섬이 소금밭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삼도대교를 지나 신의도에 들어서자 온통 염전으로 가득해 온 섬이 소금밭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 개척사업으로 두 개의 섬이 하나가 된 신의도

하의도와 연결된 삼도대교를 지나 신의도에 들어오면 악어가 아가리를 벌린 모양처럼 지형이 묘하게 생겨 어느 쪽에서 드론을 띄우면 신의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촬영할 수 있을 지 한참을 돌다 보니 굴암리 포구에 들어왔다.

이른 아침이라 물안개가 아른거린다. 해가 올라오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좁은 산길을 따라 황성금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저수지 아래 산 사이에 있는 해수욕장은 작지만 아담하다. 확 트인 바다 위에 올망졸망한 섬들이 떠 있는 듯 물안개가 감싸 아른거려 더 신비스럽다. 주지도, 가사도 등 진도권에 위치한 섬들이고 큰 섬이 진도 본섬. 신의도와 진도는 가깝다는 뜻이다. 드론을 띄워 주변 섬까지 촬영하려 했으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높이 띄울 수 없어 산 높이서 본 주변은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다.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2번 국도로 나오자 넓은 염전이다. 얼마나 넓은지 염전인지 바단지 구분이 어렵다. 신의도는 농사를 짓는 밭보다는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밭이 더 큰 듯하다. 지도를 자세히 보니 신의 염전지대는 옛날에는 바다였던 모양이다. 하태도와 상태도 두 개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두 섬이 하나가 돼 신의도라 부르고 있고, 다르게는 상하태도라 부르기도 한다.

목포에서 약 40.3㎞지점에 위치하고 하의도와 장산도가 이웃하며 면적 2.08㎢, 해안선 길이 11.5㎞로 돌김이 윗섬과 아랫섬에 많다고 해 상태도·하태도라 불렀었다. 신의도 또는 상하태도로 불리는 이 섬은 예전에는 하의도에 속했던 섬으로 고종 32년(1885) 지도군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나주목에 속한 나주군도의 하나였고 이후 무안군이 설립될 때는 무안군에 속했다가 신안군이 독립되면서 하의면과 장산면으로 그리고 1983년 신의면이 분리되면서 오늘의 장산, 하의, 신의로 나누어 졌다. 하태도에 높이 솟아있는 195m의 산 외에는 대부분 100m정도의 낮은 구릉지로 851가구에 1806명(2013년기준)이 살고 있다.

상하태도 간척사업으로 넓은 염전에서 생산되는 신의도 소금은 프랑스에 유명한 천일염 게랑드를 누르고 세계화를 꿈꾸는 천일염 생산에 온 주민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단다.

염전지대를 지나 상태도 모룡마을 입구에 ‘천일염의 고장’이라 자연석 표석을 보고 “아~ 이 섬이 품질 좋은 천일염을 생산하는 곳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염전지대를 한참 지나자 이번에는 끝 모를 갯벌 지대다. 한 쪽은 염전이고, 한 쪽은 갯벌이고 그 너머로 수많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 모습은 신의도의 자랑인 듯하다.

신의도의 상징인 넓은 뻘밭
신의도의 상징인 넓은 뻘밭

# ‘5천년의 신비’ 브랜드 걸고 명품 천일염 생산 굳은 의지

신의도의 문화유적으로는 신안군 향토자료 제4호인 상서 고분, 상서4리 마을 뒷산에 청동기시대의 지석묘로 추정되는 묘 50여 기가 있어 옛날 집단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는 곳을 찾았으나 풀이 무성해 제대로 볼 수가 없다. 또 다른 유적인 안산성지로 이 성은 남도포진(진도 임회면 남동리)의 돈대수비처(墩坮守備處)였는데 성의 높이는 15~30m, 둘레는 400m로 자연석을 이용하여 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의도 농민항쟁사건을 하의 3도라 불렀는데 많은 사람들은 하의·장산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상·하태도가 여기에 속해있다.

상의도는 2012년 8월에 미국의 CNN의 여행전문 섹션인 CNN GO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볼 만한 섬 33곳을 선정했는데 경기도 웅진군 선재도가 1위, 그리고 신의면 상하태도가 2위로 선정됐다. 이는 섬 자연경관보다는 한여름 뙤약볕에서 천일염을 땀 흘리며 생산하는 주민들 모습에 큰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신의도는 지금 세계적인 천일염생산지역으로 기반 다지기에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지역의 암염(岩鹽)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天日鹽)으로 대부분 염전이 갯벌이 넓은 서해안에 자리하고 있고, 그 중에도 전남 신안군은 우리나라 최대의 천일염생산지다. 갯벌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프랑스 게랑드 지역이 유일하다고 한다. 세계적인 명품 소금으로 꼽히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은 자연이 선사한 걸작으로 불리고 있다. 대서양과 맞닿은 프랑스 서북부 해안마을인 게랑드는 천혜의 염전과 무역풍 덕에 영양분이 풍부한 천일염을 생산지로 명성이 높다. 신의도는 게랑드 소금보다 더 품질좋은 소금생산을 위해 ‘5천년의 신비’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명품 천일염 생산을 위한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섬 중심지 모룡마을에 신의초등학교가 있는데 제법 넓은 공간에 붉은 벽돌로 지은 2층짜리 교사가 있다. 대부분 섬 지역 학교들이 폐교됐거나 직전에 있지만 신의도는 유치원이 함께 있어 아이들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진다. 이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를 가든 도로 주변은 온통 염전이라 소금밭 섬이란 느낌을 같게 한다.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신의도와 하의도를 잇는 삼도대교
신의도와 하의도를 잇는 삼도대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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