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살아남을 직업들
인공지능 시대, 살아남을 직업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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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논설위원

연초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챗지피티(ChatGPT) 열풍이 거세다. 챗지피티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도록 설계된 언어모델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챗지피티를 우리가 많이 쓰는 오피스(Office) 제품과 검색엔진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우려 속에서 챗지피티를 사용해 보기도 했다. 챗지피티가 “과거 인터넷 발명만큼 중대한 발명이 될 수 있으며, 우리의 세상을 바꿀 것”(빌 게이츠)이라고 긍정적으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실제 사용해 본 필자 입장에서도 그럴 듯한 거짓 대답을 제시하는 챗지피티를 보면서 황당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이렇게 대화형 인공지능도 일반화되는 시대에 앞으로 어떠한 직업이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이런 질문의 대답을 대신해 필자가 일하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조성익 외, 2022)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직업의 변화를 전망하는 방법은 아직까지는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직업에서 수행하는 핵심작업과 보조작업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인가를 전망해했다. 직업의 변화는 다음 네 가지 경우로 전망할 수 있다.

첫 번째, 핵심작업과 보조작업이 모두 유지되는 경우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두 번째, 핵심작업은 유지되지만 보조작업은 대체되는 경우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보조작업을 지원받게 된다. 세 번째, 핵심작업과 보조작업이 모두 대체되는 경우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직업이 완전히 대체되게 된다. 네 번째, 핵심작업이 대체되지만 보조작업은 유지되는 경우에는 보조적인 작업에 대한 인간의 중요성이 커지므로 새로운 직업으로 정의돼야 한다.

전망 결과를 보면 기술적 대체 측면에서는 당연히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직업의 수가 많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사회가 향후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해 어떠한 방향과 원칙을 가지고 관련 규제와 인센티브를 포함한 제도를 설계할 것인지와 같은 사회경제적 대체 측면에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의 수도 비슷하게 나온다. 즉, 이는 향후 우리가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직업 변화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남을 즉, 기술적 대체가 낮게 나타나는 직업들은 학술·교육·연구(student, program, development, develop, research, academic) 및 협업 및 의사소통(community, staff, participate, conference, colleague, social) 관련 작업이 상대적 중요도가 높은 직업들로 확인됐다.

사회경제적 대체 위험도가 낮은 직업에서도 학술·교육·연구 작업이 다수 관측된다. 그러나 협업 및 의사소통 관련 작업은 커뮤니티(community)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대신에 서비스(provide, service, client, care) 작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요성을 보였다. 서비스가 정서적·사회적 상호작용을 포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서비스에서 인간을 대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와 윤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인공지능 시대에서도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 분야 중에서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서는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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