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상금 ‘마을발전기금’ 쾌척…10주년 맞은 화해·상생 정신 확산
4·3 보상금 ‘마을발전기금’ 쾌척…10주년 맞은 화해·상생 정신 확산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3.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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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효씨가 지난 6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 마을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전리사무소 제공.
강성효씨가 지난 6일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 마을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전리사무소 제공.

“돌아가신 아버지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을에 기금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주민 강성효씨는 지난 6일 4·3 희생자이자 아버지인 고(故) 강순표씨의 명의로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마을 발전기금 3000만원을 기탁했다.

본인 몫의 보상금에서 1000만원, 누나 몫의 보상금에서 1000만원, 서울에 사는 고종사촌 2명 몫의 보상금 각각 500만원을 합해 마을 발전기금으로 전달한 것이다.

강씨는 “기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4·3 당시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 조금이나마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4·3 보상금을 마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하거나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 전달하는 사례가 나오며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의 총살 지시 불이행으로 목숨을 건진 강순주 할아버지(91)의 손자 강경돈씨가 국가보상금 1000만원을 유족회에 기탁한 바 있다. 

초대 함덕리장을 지내고 일제 강점기 조천만세운동을 주도했던 한백흥 지사의 손자인 한하용씨도 지난해 11월 18일 자신의 몫으로 받은 4·3 국가보상금 375만원 전액을 유족회에 전달했다.

특히 올해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특별자치도경우회의 ‘화해와 상생’ 선언 10주년이어서 그 의미를 더한다.

두 단체는 2013년 8월 조건 없는 화해와 상생을 선언한 후 같은 해 12월 27일을 시작으로 매년 8월 2일 제주4·3평화공원 등에서 합동 참배를 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화해와 상생’ 선언 10주년을 맞아 합동 참배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오는 8월 2일 10주년 합동 참배를 전후해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을 고민하고 있다”며 “잠정적으로는 4·3평화공원과 호국원 기념식수, 화해·상생 선언의 의미와 성과를 짚어보는 토론회 등을 열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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