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단 한 번의 전시 기회 ‘제주 작가 마씀’
어쩌면 단 한 번의 전시 기회 ‘제주 작가 마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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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

독자 분들은 모두 아는 방언을 썼지만, 굳이 말하자면 ‘제주 작가 마씀’은 “제주작가입니다”란 의미다.

제주 미술계의 형성과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생애를 되돌아보는 시리즈 형식의 전시다.

2022년의 세 번째 기획전시로 동양화가 강동언, 공예가 허민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미 살펴보았다. 비엔날레가 끝난 제주도립미술관의 2023년의 첫 전시로 3월 10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양화가 박성진과 조각가 임춘배의 인생에 걸친 귀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기획전시는 기획방향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갖지만, 그 중에서도 회고전은 관람하는데 조금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작가의 인생사와 작업사를 교차하면서 시간을 들여 작업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지점을 찾는 재미를 누릴 필요가 있다.

작품의 변화과정을 살피는 동안, 작가의 개인사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지점에서 다시 미술사를 따라가는 과정이 겹친다. 다시 말하면 작가의 일생, 미술계의 역사와 작업의 변천과정을 모두 살피는 것이 중요한 감상지점이다.

강동언과 허민자, 박성진, 임춘배 작가는 장르 차이는 물론이고 나이 차이도 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제주대학교에서 미술이란 매개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지속적으로 제주 미술계의 울타리 안에서 작업활동을 이어 나갔다는 점이다. 제주도에서 미술작가를 양성하는 순수미술대학은 제주대학교에만 있기 때문에 이 네 분의 작가들이 제주미술계를 짓고 지탱하고 연결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로서의 직분을 다하면서도 본인의 작업에도 게으름이 없이 일평생 한 작업에 헌신한 궤적을 한 자리에서 보는 일은 자주 생기는 일은 아니다. 회고전이란 정말 일생을 회고하며 갖는 기념비적 전시이기 때문에, 걸출한 작가가 되어서야 일생에 한번 남짓 갖게 된다. 데뷔전을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치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연유로, 회고전도 드물고 귀한 전시다.

혹시 지난해의 ‘제주 작가 마씀’을 놓쳤다면, 올해의 ‘제주 작가 마씀’은 절대로 놓치지 말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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