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똑 닮다
둘 다 똑 닮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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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기는 한데 왠지 씁쓸하다. 2023년 봄 대한민국의 정치판 얘기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내 편 네 편으로 나눠 싸운다. 이제는 변할 만도 한데 말이다. 정치판의 언어는 거칠다. ‘민생’은 실종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네거티브’가 난무한다. 축제로 치러져야 할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이다,

‘윤심’은 자기 쪽으로 유리하게 해석한다. 당권 주자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다.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을 놓고는 “사퇴해라(황교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김기현)”며 서로 으르렁이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만약 내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공언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도 후유증은 있을 것 같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는 오는 8일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으로 가보자.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쏟아진 말은 살벌했다. 이 대표는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깡패’라는 단어를 꺼내는가 하면 윤 정권을 향해서는 “장난치십니까”라는 말까지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아슬아슬하게 부결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다. 전체 의원 299명 중 29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결과는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다. 가결되기 위해서는 재석 과반인 149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많이 나왔다. 민주당 의석수는 169명이다. ‘압도적 부결’을 장담했던 당 지도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었다. ‘친명’과 ‘비명’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후폭풍이 예고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위례·대장동 개발은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손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범죄혐의는 없습니다. 오직 ‘성남시장 이재명의’ 지역토착비리 범죄 혐의만 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신상발언을 통해 “영장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매서운 겨울도 봄을 이기지 못한다. 진실의 힘을 믿겠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검찰이 다른 건으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與野)의 극한 대치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 같다.  

국민들은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소주값 6000원으로 인상? 안 오른 건 월급과 자식 성적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백성들의 삶이 팍팍한데도 정치판은 본체만체하고 있다. 여야는 격한 ‘워딩’으로 대치하고 있다. 표용도 양보도 없다. ‘민생’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둘 다 똑 닮다.

그건 그렇고,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몰려오는데 거리 곳곳에 착용하다 버린 마스크가 너무 많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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