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를 준비하는 봄이 되기를!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준비하는 봄이 되기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27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용준 제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논설위원

봄(Spring)!

누구에게나 설레고 따듯하면서 포근한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온갖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입춘이 지나니 봄이라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좀 이른 듯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느 해의 2월보다 이번 2월은 유난히 춥고 비 오는 날이 많은 것 같다. 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하루건너 비가 오는 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고사리장마와 같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고사리장마가 일찍 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그러나 고사리장마는 4월인 것을 생각해 보면 너무 이른 판단이라 본다. 누구에게나 때가 있고 또한 시기가 있다. 고사리는 4월부터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아무리 지구가 온난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2월은 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위수여식을 하는 달이기도 하다. 물론 1월에 일찍 서둘러서 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나 학위수여식은 2월이 제격이다. 왜냐하면 봄을 맞이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계절이 끝자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춥지만, 곧 봄이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에 2월은 청춘을 예찬하는 달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독자들은 고등학교 시절 국어 시간에 민태원의 ‘청춘예찬(靑春禮讚)’이라는 수필을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청춘이라는 말은 그 어휘가 주는 자체적인 의미로 보더라도 훌륭한 말이면서 희망과 꿈을 주는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봄이 청춘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은 꽃이 피고 겨우내 움츠렸던 새싹들이 활기를 펼칠 수 있는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강원도 철원에서 군 생활을 했다. 제주가 고향인데 제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면서 가장 춥다고 하는 철원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산야에 피어나는 진달래와 개나리 꽃을 보면서, 전역하고 집에 가서 군 생활에 익혔던 습관을 거울삼아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을 했던 생각이 난다. 군에 입대하던 때가 바로 2월로 접어드는 어느 날이었고 또한 전역을 한 날도 봄이 끝자락이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의 여왕 5월이었다. 대한민국의 청춘들에게 있어서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가 되는 시기가 군 생활일 것이다. 필자는 터닝 포인트인 군 생활의 시작도 봄이었고, 끝도 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봄은 단순하게 추위가 물러나고 따뜻한 계절이 왔다는 의미보다 더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봄은 꿈과 희망을 주는 계절이기에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도 봄이었을 것이다. 오고 가는 계절의 변화처럼 코로나 팬데믹도 이제는 가는 세월에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는 때이기도 하다. 인생의 청춘을 봄에 비유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희망찬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계묘년 봄,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청춘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봄에 졸업하는 것은 또, 봄에 새로운 시작을 하라는 것이며, 봄은 청춘이기에 꿈을 키우고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후에 여러분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무엇이며 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올 것이다. 야호! 3월 봄이다. 이제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힘차게 출발할 때이다. 자, 시작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