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문화를 기대하며
응원하는 문화를 기대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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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논설위원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인터넷 공간은 소통의 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과 정보공유의 혁신을 가져다주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비방 댓글, 가짜뉴스, 사이버 범죄 등의 또 다른 사회문제도 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부상은 편리함과 해로움이라는 양날의 칼의 등장인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을 악용하여 악의적인 댓글로 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 심할 때는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지고 있다.

말은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 동시에 재앙을 불러들이는 역기능도 있다. 불교에서는 말로 인한 죄업을 짓지 않기 위해 묵언수행(默言修行)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는 수행도 한다. 입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 말을 하면서 지을 수 있는 죄업까지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처의 가르침에서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布施), 무재칠시(無財七施)의 가르침이 있다. 보시는 자비심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것으로든 남에게 베푸는 것인데 불교에서는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즉, 무재칠시(無財七施)를 누구나 선의만 갖고 있다면 실행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무재칠시(無財七施)의 첫째는 환하고 밝은 얼굴로 남을 대하는 ‘화안시(花顔施)’, 둘째는 공손하고 부드러운 말로 남을 대하는 ‘언시(言施)’, 셋째는 선하고 어진 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심시(心施)’, 넷째는 따뜻한 눈빛으로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안시(眼施)’, 다섯째는 몸의 힘을 사용하여 약자의 물건을 들어주거나 하여 남을 돕는 ‘신시(身施)’, 여섯째는 노약자나 임산부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좌시(坐施)’, 일곱째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도움을 주는 ‘찰시(察施)’다. 일곱 가지로 세분하였지만, 간단히 말해서 무재칠시란 좋은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남에게 칭찬과 응원의 말로 댓글을 쓴다면 더 따뜻하고 밝은 사회가 될 것이며, 말이나 글로 상처받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오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게일 윈프리(Oprah Gaile Winfrey)는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이는 자기 자신과 그 말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모두에게 ‘우리는 신뢰받을 수 없는 사람이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라면서 “불만을 품은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할 만큼 담대하지 않으며 비겁한 방식으로 그들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정제된 언어사용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악플과 혐오표현’ 추방 활동을 통해 인권과 인터넷평화 운동을 2007년부터 펼쳐오고 있는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가 지난해 말 여야 국회의원 299명 전원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선플정치선언문’을 서명받았다. 정제된 언어사용을 통해 사회 각계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기 위한 취지에서라고 한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도 응원과 배려의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고, 악성 댓글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격려 댓글 달기를 하자고 주창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댓글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당연시하는 성숙한 격려 댓글 문화가 확산하였으면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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