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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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 시인

다이어트가 몸매관리를 위한 젊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지는 오래되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건강 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한 방법이 되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의식주 중에서도 먹는 것의 중요성이 커진다. 많이 먹고 잘 먹던 데서 더 나아가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왜 먹느냐로 발전했다. 

항상 질병에 시달렸던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말했다’에서 “신체는 커다란 이성이며, 하나의 의미를 지닌 다양성이고 진정한 나”라고 말했다. 철학적으로 확대해석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과잉과 무절제의 시대에 넘쳐나는 먹거리와 불어나는 체중,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심각한 고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간헐적 단식이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 24시간 중에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최소 12시간에서 16시간, 그 이상의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하루 두 끼 이상은 먹을 수가 없다. 식사의 횟수가 줄고 식사의 양이 줄어드니 체중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내가 직접 체험한 바로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하루에 반 이상을 굶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배고픔을 참는다는 걸 넘어서서 배 속을 비우는 거다. 무언가를 비우고 텅 빈 상태를 감지하고 그것이 주는 어떤 상태, 명징한 감각을 느낀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는 머리가 맑아지는 것과 같다. 비어있는 상태의 가벼움이나 고요함, 몸이 느끼는 예민함 외에 내적으로도 자유롭고 단단한 상태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배가 고프다는 본능적 욕구와 유혹을 견뎌내고 인내하는 것이다. 배고픔을 넘어서면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것처럼 작은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 커다란 파도가 일렁이듯 배고픔의 요동이 점차 차분하고 잔잔한 수면 상태의 물결로 바뀐다. 명상으로 말하면 알파가 감마의 에너지로 바뀌는 변화다.

이렇듯 삶의 어떤 부분들이 기계적이고 분주한 생활의 습관으로 길들어 있었다면 인위적인 공복 상태처럼 간헐적 단식의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일상의 매 순간 우리는 몸도 마음도 채워 넣기만 하고 인간관계도 무겁고 복잡해지기만 한다. 결심이 필요하고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덜어내야 가벼워질 수 있다.

이제 봄이다. 코로나의 부담감과 불필요한 채움으로 가득했던 일상을 덜어내고 가벼워져야겠다, 새봄 새 출발의 마음으로 몸도 마음도 간헐적 단식을 시작해 볼 일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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