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언어를 연산하다
챗GPT, 언어를 연산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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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학교 컴퓨터정보과 명예교수·논설위원

최근 온·오프 매체상에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콜롬비아 판사가 챗GPT에 의존한 판결로 논란이 되는가 하면, 지난 1월 대통령이 챗GPT 신년사도 훌륭하다고 평하자 더욱 주목받게 됐다. 글로벌 검색의 빅테크 시장의 양대 산맥인 구글과 MS사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엔진 이용률에 있어 구글(84.08%)이 MS사의 빙(8.95%)에 비해 부동의 1위이다. 허나 지난해 연말 오픈 AI·MS 연합체가 챗GPT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억명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구글이 위기를 갖게 됐다. 그동안 구글은 2016년 알파고 딥러닝 솔류션 개발로 빅테크 중의 AI분야 기술 만큼은 선두에 있다고 자임했으나 윤리적 측면과 저작권 시비로 주춤하는 사이, 오픈 AI·MS사의 쌍방향성 자연어 처리 솔류션 챗GPT 출시에 한 방 맞은 꼴이다. 급기야 챗GPT에 대항하는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Bard)’를 출시했으나, 오답 결과가 나오는 등 미비점이 노출돼 큰 낭패를 맛보았다. 챗GPT가 영어권에서 선풍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에 국내 인터넷 관련 IT 기업도 비영어권 대상으로 네이버-하이퍼클로바, 카카오브레인-Ko헷-만달리, SK텔레콤-에이닷, KT-믿음 등의 솔류션의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2015년 전기차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 오픈 AI의 GPT-3.5 인공지능 언어 기술이 탑재돼 대화형 채팅으로 검색과 코딩, 문장 작성과 번역 등을 수행한다. 로봇과 수다 떨며 대화하는 챗봇에다 인공지능 기능을 장착해 서술형 문장과 이미지 콘텐츠가 즉시 생성된다. 2021년 9월 이전의 인터넷 웹문서, 전자책과 위키피디아 자료 등 3000억개 이상의 방대한 자료의 학습이 완료돼 연관 검색과 학습, 추론이 가능하다.

영어권에서 개발돼 비영어권 언어처리에는 제한점이 있으나, 필자는 챗GPT(chat.openai.com)에 접속하여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의 발전상은 어떠한 가?’와 ‘언제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한가’의 서술형 질문을 해 봤다. 사람이 작성하면 오랜 시간 분량만큼 빛의 속도로 즉시 서술형으로 답했다. 기존 다음·네이버 검색으로는 불가한 내용들이였다. ‘한국은 산업의 다각화와 고학력 노동력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허나, 고령화와 신흥국과의 경쟁이 우려되며 한 국가의 성장에 미치는 요인이 많아 확실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한, 통일 관련 질문에는 ‘그간 정상회담 등 남북 협력사업, 장애요인을 기술했고, 그 시기는 예측 불가하다, 다만 통일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지, 인내,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치 인간의 논리적인 의견 접근과 흡사하다. 컴퓨팅 연산 기능 외에 네트워킹, 빅데이터와 딥러닝 학습·추론 알고리즘의 인공지능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인간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논리 전개에다 언어적 연산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영상의학 등의 AI 판독 결과가 의료 현장에서 유용한 보조 도구로 활용되는 것처럼, 챗GPT의 AI 생성 알고리듬에 의해 전문 직종의 지식과 창작예술 콘텐츠 제작 등의 개인형 AI 비서 역할도 가능하다. 반면에 챗GPT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듯 고학력 전문 업종의 일자리 위협, 법규제정 미비로 인한 저작권 분쟁, 해킹 및 혐오 표현, 가짜뉴스의 생산 등 기계적 산출물이기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허나,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기술이 점점 고도화됨에 따라 인간은 스스로 창조하는 기계에 더욱 예속화된다는 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모그룹의 PR문구 ‘사람을 향합니다’ 라는 기술의 윤리적 인본주의 사상이 사회 제 영역에서 피어나야 한다고 더욱 강조하고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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