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록 ‘인류 자산’으로…세계기록유산 등재 본격화
4·3 기록 ‘인류 자산’으로…세계기록유산 등재 본격화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3.02.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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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 본격 출범
당위성 공감대 확산 등 박차…오영훈 “세계사서 빛 낼 것”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주도 제공

“집안 모두가 모두 평안하였는가. 나도 전과 같이 건강하고 (형무소) 공장에서 종사하고 있으니 안심하게나…(중략)…늙은 어머님 생각과 어린애 생각이 가슴에 가득하고 있다.”(4·3 당시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문순현 희생자가 배우자에게 보낸 엽서 중)

“참혹한 기억이 떠오를까, 떠나온 고향 마을도 외면한 채 경찰과 군인만 보면 두려움에 떨었고, 행여 사람들 앞에서 천이 벗겨질까,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진통제와 링거액으로 연명하면서도 아프다 말도 제대로 못했던 할머니…”(진아영 할머니 생전 영상 시나리오 중)

제주4·3의 기록을 ‘인류의 자산’으로 남기기 위한 정의로운 과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이하 등재위)’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등재위는 4·3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4·3 기록물의 가치를 확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4·3 기록물은 3만여건으로, 크게 4·3 당시 기록과 이후 기록으로 나뉜다.

4·3 당시 기록은 ▲행정부·국회 등 공공기관 생산 기록 ▲군·경 기록 ▲군·사법기관 재판기록 ▲미국 생산기록 ▲언론 기록 등이며, 이후 기록은 ▲4·3 희생자 심의·결정 기록 ▲제주도의회 조사 기록 ▲피해자 증언 ▲진상규명운동 기록 ▲화해·상생 기록 등이다.

4·3 당시 토벌대의 총격으로 아래턱을 잃은 뒤 반세기 넘게 무명천으로 얼굴을 가리며 살아야했던 고(故) 진아영 할머니의 생전 영상과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중 경찰에 연행돼 대구형무소에 수형됐다가 6·25 전쟁 중 행방불명된 고(故) 문순현 희생자가 수감생활 중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 3장도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기록물이다.

4·3 당시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중 경찰에 연행돼 대구형무소에 수형됐다가 6·25 전쟁 중 행방불명된 고(故) 문순현 희생자가 수감생활 중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 제주도 제공
4·3 당시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중 경찰에 연행돼 대구형무소에 수형됐다가 6·25 전쟁 중 행방불명된 고(故) 문순현 희생자가 수감생활 중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 제주도 제공

등재위 공동위원장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현기영 작가,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장, 문혜형씨(문순현 희생자 유족), 박주영 제주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해 명예공동위원장인 고 진아영 할머니까지 총 8명이다.

공동집행위원장은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과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맡았다.

이날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4·3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려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이자, 어떤 비극이 있더라고 평화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상징으로 만들겠다”며 “4·3의 기록과 역사를 온 세계에 알려 4·3이 세계사에서 빛을 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4·3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기 위해 남은 절차는 ▲등재 신청서 제출(2월 중) ▲문화재청 심사(3~4월) ▲유네스코 제출(2024년 3월) ▲유네스코 등재(2025년 하반기) 등이다.

다음은 등재위 위원 명단(가나다순).

△강덕환 4·3실무위원회 기획소위원장 △강시중 대전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강요배 前 탐라미술인협회 대표 △강정식 제주평화연구원장 △강창일 前 주일한국대사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강충룡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강혜명 성악가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공공정책센터장 △고광성 4·3기념사업위원회 이사장 △고정화 재향경우회장 △고창후 4·3실무위원회 가족분과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김대권 경남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김대현 부산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김동만 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교수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김미애 국회의원 △김민환 한신대 교수 △김석범 소설가 △김수종 前 한국일보 뉴욕특파원·논설위원 △김옥임 정의당 제주도당위원장 △김창희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장 △김태우 한국외대 한국학과 교수 △김태환 前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한규 국회의원 △김헌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홍보대사 △김현지 제주국제대 총학생회장 △나카노 토시오 도쿄외국어대 명예교수 △마스다 하지무국립싱가포르대 교수 △문경수 일본 리츠메이칸 국제학과 명예교수 △문봉만 울산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박경훈 前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 협동과정 교수 △박석수 대구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박찬식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 △박창욱 4·3중앙위원회 위원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부두철 춘천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비토 폰세카 前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 △송성훈 매일경제신문 디지털테크부장 △송재호 국회의원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안종철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부위원장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 △양성주 제주다크투어 대표 △양영식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양조훈 4·3중앙위원회 위원 △양종훈 상명대 교수 △오광현 오사카 4·3희생자유족회장 △오진수 인천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위성곤 국회의원 △윤보라 제주관광대 총학생회장 △이경래 한신대 기록관리학과 겸임교수 △이규배 4·3연구소 이사장 △이명수 국회의원 △이문교 前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이우상 서부경남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임문철 4·3중앙위원회 위원 △장정언 제주4·3희생자유족회 고문 △정근식 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 △정연순 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 △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조동현 일본 4·3을 생각하는 모임(도쿄) 회장 △존 에퍼제시 경희대 교수 △좌동철 제주도기자협회장 △주진오 4·3중앙위원회 추가진상조사분과위원장 △캐슬린 스티븐스 前 주한미국대사 △한권 제주도의회 4·3특위위원장 △한금순 4·3유적지 보존위원장 △허능필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허상수 재경 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 유족회 공동대표 △허영선 4·3중앙위원회 위원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허호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현덕수 YTN 기획조정실장 △현순금 광주호남제주특별자치도민회장 △현학수 4·3실무위원회 보상분과위원장 △홍성수 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황보승희 국회의원.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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