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셀란트로피스트(Celanthropist): 이효리에서 뭐랭하맨까지
제주도의 셀란트로피스트(Celanthropist): 이효리에서 뭐랭하맨까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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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연 제주한라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조교수·논설위원

우리나라에는 ‘모난 돌은 정 맞는다’, ‘튀어나온 못에 망치질한다’ 등과 같은 속담들이 있다. 

이러한 말들은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 새겨들어야 할 필수 덕목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은 요즘 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 다양성 중시 등과 같은 말들과 다소 상충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은 튀지 말라는 주위 어른들의 조언과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고뇌하고 있다.

얼마 전 한 학생이 상담을 요청했다. 그 학생은 성소수자로 다른 친구들과 다른 외모, 다른 옷차림, 다른 말투와 표현 방식,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의 콤플렉스가 되었고 감추려고 애쓰며 살고 있었다. 그런 생각과 노력들은 그를 우울하게 만들었고 자존감도 낮게 만들었다. 

젊은 20대 학생이 한참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희망적인 생각으로 가득해야 할 시기에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다름이 단점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지금 현실에서 학생 자신으로 떳떳하게 살아가라고 조언하기에는 너무 큰 난관들이 뻔히 보였다.

그래도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학생이 사회생활을 할 쯤에는 지금의 사회보다는 더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받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셀란트로피스트’(Celanthropist)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셀란트로피스트는 유명인사를 의미하는 셀러브러티(Celebrity)와 자선가, 박애주의자(Philanthropist)가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이다. 

사회는, 그리고 이 학생은 커밍아웃(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한 홍석천 등과 같은 유명인들의 선한 영향을 보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변화할 것이다.

제주도에도 이러한 영향력을 주는 셀란트로피스트들이 있다. 지난달 종영된 JTBC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슈퍼스타 이효리가 해외로 입양된 유기견들을 직접 방문하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평소에도 유기견 봉사에 관심이 많기로 유명한 이효리는 이 여정을 통해 유기견들이 한국에서의 힘든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족들과 새로운 삶을 보내는 모습을 시청자들과 공유하며 많은 감동을 주었다.

이 한 셀러브러티에 의해 사람들의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고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에 관심이 늘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유명인사들과 셀란트로피스트들을 만들고 있다. 

제주도 방언을 소개하는 유튜버 뭐랭하맨(본명 김홍규)은 제주 결식아동 지원, 쓰레기 줍기 활동 등 제주도의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젊은 제주도민들이 제주도의 어려운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제주도의 천연자원 보호에 앞장설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 중 이효리는 자신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부담스럽다고 고백했다. 셀란트로피스트들도 사람이기에 망치질 당하면 아프고 또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힘겹게 망치질을 당하고 있는 다른 젊은이들에게 남들과 달라도 괜찮고 또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또한 삶의 성공이 꼭 물질적 풍요만이 아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시각의 변화라는 것 또한 젊은이들에게 큰 가르침이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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