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태영호, 제주 이어 부산서도 “4·3 원인은 김일성”
국힘 태영호, 제주 이어 부산서도 “4·3 원인은 김일성”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3.02.14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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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3일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3일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제주에서 시작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제주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했다”고 발언했던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서울 강남갑 국회의원)가 14일 부산·울산·경남 전당대회에서도 “5·10 단선 반대 투쟁에 총궐기하라는 김일성의 지시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4·3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4·3에 대한 ‘역사관’ 논란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제주에 이어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태 후보는 “(제주에서) 4·3사건과 관련해 팩트를 얘기했더니 민주당이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그리고 사과하라고 한다”며 재차 4·3을 언급했다.

태 후보는 “4·3사건의 팩트는 5·10 단선 반대 투쟁에 총궐기하라는 김일성의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남로당 제주도당이 당시 3·1절 발포사건에 격분해 있는 주민들의 감정을 악용해 무장 폭동을 결정하고 권력기관들을 공격하면서 일어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태 후보는 제주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분향하면서 “4·3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은 다음날 ‘공동 규탄 성명서’를 내고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유포했다”며 “4·3 망언과 왜곡에 대해 4·3 희생자 유족들과 도민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이제라도 국민의힘 최고위원직 후보에서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정의당 제주도당 등 제주도정과 도내 정치권 역시 잇따라 입장문과 논평, 성명 등을 내고 사과와 함께 최고위원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본인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SNS를 통해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한 일이란 김일성 일가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참혹하고 무참히 그리고 무고하게 당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이다. 나의 용서구함을 부디 순수하고 진실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던 태 후보가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다시 ‘4·3의 원인은 김일성’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제주지역 4·3 기관·단체와 지역 정가의 반발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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