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 확보가 입장료 징수의 필수
정당성 확보가 입장료 징수의 필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5.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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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등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입장료 징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재주 자연유산이 일부 관광객들의 시간때우기 장소로 전락돼 버린 현실에 비춰볼 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는 입장료 징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의(異意)가 없다.

그러나 입장료 징수만이 능사가 아니다. 입장료를 징수했다면 그에 걸맞는 시설과 조직적인 보존관리는 물론이며 쾌적한 환경 제공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해야 한다. 입장료는 반드시 자연유산의 그러한 부분에 재투자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주는 지리적으로 볼 때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이다. 그러기에 양적인 관광객 숫자는 제주 자연유산을 보존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현상만은 아니다. 서둘러 체계적인 보존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금 이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기는 매우 난감한 상태이다.

지난 한해 동안 성산일출봉을 방문한 관광객이 300만명을 넘어섰고, 한라산은 125만명, 만장굴은 75만명에 이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센터를 찾은 사람도 매년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입장객이 9만5000명을 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제주의 보물이며 세계적 자랑인 성산일출봉과 한라산, 만장굴의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가 커진 다음에 보존책을 마련하다 해도 자연유산의 회복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3일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제주문화관광포럼은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세계자연유산 입장료 징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 대부분은 세계자연유산의 보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입장료를 인상하거나 징수하는 방안이 반드시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여행업계에서도 입장료 인상과 징수가 관광객들의 분산효과와 전체 관광수입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유산이라고 하면 인위적인 투자없이 이뤄진 시설이나 공간 같은 느낌으로 항상 입장료 징수의 벽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한 자연유산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수천년 그리고 수만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세계 속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귀한 보물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오히려 인공적인 시설보다 더 뛰어난 게 자연유산이다. 그러기에 그 유산을 잘 관리하고 보존해나가는 일은 우리 세대의 책무이다.

입장료 징수는 앞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조례 개정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자연유산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고 징수된 입장료를 재투자한다면 반드시 징수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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