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의 콜라보-생활문화예술동호회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의 콜라보-생활문화예술동호회
  • 뉴제주일보
  • 승인 2023.0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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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섭 문화예술연구소 함덕32 대표

얼마 전 우연히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보았다. 외국에서 한 소년이 지역 성인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피아노 협연을 하는 내용이었다.

소나티네 곡을 연주했는데 소년의 피아노 실력은 피아노를 배운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소년의 연주에 최대한 호응하며 성심껏 반주를 해주었다.

10여 분가량의 연주가 끝나고 소년의 가족과 관객들은 그 소년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소년 역시 전문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얼굴에는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아마도 지역 어린이나 주민을 위해 기획된 음악 프로그램의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필자 역시 최근 이와 유사한 작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적이 있다. ‘함덕 5JAM’이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은 도내의 전문예술가 5명(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연주자와 연극배우, 보컬)과 지역 주민 5명을 연결하여 콜라보 공연을 해보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기타나 오카리나를 주민이 연주하면 전문예술가가 피아노나 보컬 등으로 협연을 하는 방식이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비록 자신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지닌 사람들과 음악을 함께하는 부담은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주민들 자신이 주인공이었다. 

초창기 한국의 문화예술정책은 중앙통제적, 관료적 관점에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만을 지원하는 데 집중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반 시민들은 단순한 관람자, 즉 수용 대상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예술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말하자면 지역 주민이 문화예술활동의 주체가 되어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이다. 

2005년의 문화예술교육지원법과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의 생활문화예술활동도 점차 늘어나게 됐다. 

제주도에도 최근 음악, 미술 등 공연과 시각, 그리고 다원예술 분야의 지역민 동호회활동이 꾸준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2021년 팬데믹 상황이었음에도 150여 개 이상의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도에서도 지역문화예술정책의 일환으로 일부 사업 신청 동호회를 선별하여 생활문화예술활동과 전문강사를 지원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전문예술인에게 지역문화활동 참여의 보람과 긍지를 갖게 하며 아울러 일반 동호회의 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생활문화예술은 직업이 아닌 자신의 삶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민문화예술활동이다. 즉 아마추어 활동인 셈이다. 그 범주도 다양해서 생활체육을 비롯해 생활음악, 생활미술, 생활연극 등 많은 단체들이 협회나 지회, 지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도민들이 생활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활동 지원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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